▲ 한문석
가난한 삶의 시작도
가난한 삶의 마지막도
결코 불행이라고 말하기 싫다.

찬란한 태양이 희망을 노래하고
해질녘 노을이
힘없이 쓰러져 내릴 때도
새로운 아침은 또다시 우리에게 찾아온다.

허기진 삶의 뒤안길에서
때론 힘들고 버거운 삶일지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행복을 심어주고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머무를 수 있다면

난 결코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세월은 가고 오는 것
이제는 슬퍼할 이유도
더이상 슬퍼할 필요도 없다.
조금씩 잊혀져가는 인연 속에서도
우리는 그렇게
또 한생에 세월 따라 흘러가기 때문이다.

-약력-
서정문학 시부문 신인상
한국서정문학 작가협회 회원
그린워터종합정수기총판운영

-시평-
한문석 시인의 작품은 순수성이 생명이다.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시의 안쪽을 파고드는 순수성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 시를 읽는 독자라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친숙하면서도 평범한 언어가 이렇게 생생하게 인간의 감정을 전할 수 있다는데 놀랄 것이다. <가난한 삶의 시작도/가난한 삶의 마지막도/결코 불행이라고 말하기 싫다>는 고뇌에 찬 삶에 시선을 고정시킴과 동시에 소박하고 진솔하다. 대립된 역동성을 극화시킬 뿐 어떤 이념적 색채나 불순물도 없다.

<찬란한 태양이 희망을 노래하고/해질녘 노을이/힘없이 쓰러져 내릴 때도/새로운 아침은 또다시 우리에게 찾아온다.>는 부드럽고 아름다울 뿐 현란하지 않다. 삶이 범속해져버릴 위험에 들어 있어도 날마다 좋은 날을 위해 견뎌내야 함을 따뜻한 마음으로 들려주고 있다. 아름답고 순수한 시심에서 우러나오는 서정적 울림에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최주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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