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 사건 축소 의혹 제기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중추절(仲秋節.한국의 추석) 귀성객을 태운 배의 침몰사고 책임을 물어 지방 고위공무원 3명을 면직시켰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중국 후난(湖南)성 사오양(邵陽)현의 한 강가 선착장에서 9일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4시)께 중추절을 맞아 고향으로 가던 학생 등 45명을 태운 배가 부근에 있던 모래 준설선 고정용 강철선에 부딪히면서 균형을 잃고 침몰해 초등학교와 중학생 9명과 성인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아울러 부상자도 20명에 달했으며, 1명이 실종돼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고는 15명이 정원인 이 배에 무리하게 45명을 탑승시킨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고가 난 배는 중추절 연휴에 초·중생들을 고향에 보내기 위해 전세낸 것이어서 희생자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중국 매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처럼 규정을 지키지 않은 무리한 선박 운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공분이 일자 사오양현의 우산청(吳善成) 부현장, 탕톈스전(唐田市)전 탕샹룽(唐向龍) 전장, 사오양시 산장커우(三江口)지방 해사처의 허젠화(何建華) 과장을 즉각 면직시켰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사고가 난 배에 보도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타고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주장이 나오면서 홍콩 언론에서는 사건 축소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인터넷포털 봉황망(鳳凰網)에 올라온 영상을 인용해 희생자들의 부모와 생존 학생들이 당시 90명 이상이 배에 탔으며 사망자가 최소 30명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네티즌들 사이에 당국이 사고를 은폐하려 한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문회보(文匯報) 역시 당시 배의 지붕에까지 사람들이 타고 있었으며 최소 80명이 타고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말을 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