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동북아신문)

조선족의 추석나기 ‘우리와 다르지 않아’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중국 땅에 흩어져 거주하며 한민족 혈통을 가진 중국 국적의 한국인인 조선족. 이들은 현재 300여만 명이 살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은 일제강점기에 삶의 터전을 잃고 중국으로 건너가 소수민족으로 정착했다. 100여 년이 흐른 지금 조선족들이 다시 조국을 찾고 있어 현재 50여만 명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본지는 굴곡진 역사의 흐름 속에 조국 땅에서 함께 살지 못한 조선족의 유래와 의미를 살펴보고 명절을 맞아 우리와 같은 민족임을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일제의 탄압으로 중국 땅 건너간 ‘중국동포’ 사연

▲ (사진제공: 지구촌사랑나눔)

조선족의 유래는 일제강점기 때 한국인들이 일제의 탄압을 피해 중국 땅으로 이주한데서 비롯된다. 김해성(사진) 지구촌사랑나눔 대표는 “이들은 일제의 수탈로 먹고 살기 위해 중국 등으로 가거나 강제징병·이주되거나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간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지금은 그들의 후손이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역사 가운데 조선족은 중국의 56개 소수민족 중의 한 민족으로 자리 잡았다. 김 대표는 “조선족은 중국 한족에게 무시 받으며 살아왔지만 민족정체성을 지켜오면서 우리 조상들이 한반도에 살고 있다는 것을 후손들에게 가르치고 유언으로 남기는 등 한민족의 뿌리임을 잊지 않았다”고 전했다.

8.15광복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곳에 남게 됐다. 이는 1949년 중국정부가 한국인의 다수 거주지역인 연변에 한국인의 자치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의 수교가 없던 1992년 이전까지는 조선족의 한국 방문이 극히 드물었으며 한국정부의 관심도 전무한 상태였다. 그 후 한중수교가 이뤄지면서 조선족의 한국 방문이 급증했고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이들은 50여만 명에 이르게 됐다.

김 대표는 “조선족은 중국과 교류조차 안 되던 시절 조국으로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가 이제는 꿈에 그리던 조국으로 오게 됐다. 하지만 일부 한국사회에서 같은 민족임에도 외국인노동자나 중국 국적자, 불법체류자 등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내에서는 ‘조선족’이라는 것이 정체성을 표현하는 의미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재일·재미교포처럼 재중동포나 중국동포로 부르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로 인해 언론사들도 ‘중국동포’로 용어를 통일한 듯 하지만 범죄 등 부정적 내용을 담은 기사에서는 ‘조선적’으로, 미담기사에는 ‘중국동포’로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100여 년 세월을 떨어져 있었고 이제는 그 후손들이 대를 이어가고 있기에 우리 사회에서 같은 민족이라는 인식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해성 대표는 “우리와 같은 말을 하고 같은 문화를 가졌다. 오히려 우리보다 1900년대 민족의 전통문화를 더 잘 보존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들어 ‘조선족의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는 기사를 자주 접한다. 하지만 이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고 내가 지켜봐 온 중국동포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고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점차 세계화, 다문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조선족을 동포로서 인정하고 이해하며 상생해 나가는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