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주 자작‘서시’가 기록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시 지은 곳에 기념 비석 세워져
윤동주문학관, 유품 친필 원고 영인본 등 전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서울 인왕산 자락 청운 공원에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 오르는 길’이 나있다. 젊은 나이에 세상과 이별해야 했던 민족 저항 시인 윤동주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 곳일까.  

▲ 연희전문대(연세대학교의 전신) 졸업당시의 윤동주(1941년) (사진제공: 윤동주문학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시인의 유작인 ‘서시’다. 윤동주는 1941년 5월 연희전문학교 후배인 정병욱과 함께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 씨 집에서 하숙생활을 한다. 이때 직접 지은 유작들을 모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출간하고자 했고, 시집의 서문으로 지어진 것이 ‘서시’다.

윤동주는 당시 출간을 하지 못하고, 3부를 필사해 이양하와 정병욱에게 1부씩 증정했다. 이후 그의 후배였던 정병욱 씨가 보관해오던 것과 유작들을 묶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수십 편의 유작 중 ‘서시’와 ‘별 헤는 밤’ 등이 지어진 장소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조성된 것이다.
 

▲ 왼쪽 부터터 시계 방향으로, 윤동주 시인의 언덕 오르는 길 안내판과 생가에 있던 우물 목판, 윤동주문학관 벽면에 쓰인 글귀 ⓒ천지일보(뉴스천지)

윤동주 시인의 언덕으로 오르는 길 입구에는 ‘윤동주문학관’이 세워져 있다. 2009년 6월 언덕 오르는 길을 조성하면서 용도 폐지된 청운 수도가압장을 개조해 운영하고 있다. 시인의 모교 의자, 등사기, 떡판 등 그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품과 윤동주 친필 원고 영인본 등 문학 자료가 전시돼 있다.

문학관 입구를 들어서면 4층으로 쌓아진 정사각형의 나무판자가 있다. 시 ‘자화상’의 소재가 됐던 윤동주 생가의 ‘우물 목판’이다.

목판은 박영우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장이 직접 중국 용정에서 수집해 온 것이다. 윤동주문학관은 내년 새로운 건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언덕으로 오르는 길에는 인왕산을 보러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휴식 공간인 정자 하나가 세워져 있고, 길을 따라 걸으면 서시가 적힌 돌 하나가 발길을 잡는다. 높이 약 160㎝, 폭 약 150㎝ 정도의 마름모꼴 비석이다.

비석 앞에 펼쳐지는 인왕산은 절경을 자랑한다. 한편 종로구는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와 함께 윤동주 문학 선양 사업에 관한 협약을 맺고 인왕산 자락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윤동주 시 낭송회, 백일장, 언덕 걷기 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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