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저렴한 추석 상품을 찾기 위해 물건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알뜰살뜰 추석 보내기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한국의 대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명절이 다가올수록 주부들의 한숨은 깊어진다. 잇따른 고(高)물가로 추석 용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5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을 방문한 차안희(45, 여,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 씨는 한 달 전부터 추석 용품 준비를 하고 있다.

차 씨는 “과일 등 대부분의 물건 가격이 올라 지인에게 ‘저렴한 가격의 물건 파는 곳’이 어딘지 물어보고 물건을 사러 간다”며 “명절 예산이 30만 원이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발품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매 장소가 멀어 퇴근하는 남편에게 대신 물건을 구매해 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란(38, 여,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씨는 “올해에는 국산 고기 값이 더욱 비싼 것 같다. 명절에 10여 명의 친척들이 모이지만 준비 비용으로 명절을 보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올해는 수입산 고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3형제 중 장남인 권철영(46, 남,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씨는 차례·명절 손님맞이, 성묘 준비로 형제간에 역할을 나눴다. 그동안 형제간에 10만 원씩 명절 준비 비용을 모아 권 씨 부부가 명절 준비를 도맡아 했다. 하지만 높아진 물가로 예산이 부족하다고 느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권 씨는 “명절에는 돈 문제로 형제간에 불화가 일어나는 것 같다. 이에 올해부터는 ‘차례 준비와 명절 손님맞이, 성묘 준비’를 하는데 형제간에 역할을 나누고 명절에 순서를 돌아가면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홈쇼핑과 카페를 이용한 공구(공동구매)도 인기다.

안석현(가명, 29, 남) 씨는 “친구들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곶감·홍삼 등 명절 선물세트를 공동 구매했다. 개별적으로 샀을 경우 큰 비용이 들었겠지만 함께 구매해서 25%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했다”고 전했다.

올해 추석에는 ‘유료 카풀’을 모집하는 사람들도 부쩍 눈에 띈다. 유가 인상으로 기름값을 줄이기 위한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가 고향인 강민규(가명, 남, 39) 씨는 트위터를 통해 ‘유료 카풀’에 동참할 사람들을 모집했다. 강 씨는 “예전에는 고향이 같은 사람을 그냥 태워주기도 했다. 하지만 치솟는 기름값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며 “5명을 모집할 예정이며 비용은 모집 후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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