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건물진동 및 유리창 금 감 등
직원들 “내일은 안 나가겠다”
“역대급 진동에 모두가 식겁”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로 건설업계의 부실시공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DL이앤씨(구 대림산업)가 시공한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서 사옥 붕괴 전조 증상이 다수 발생했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SM엔터테인먼트, 현대글로비스, ㈜쏘카 등이 있는 건물이다.
21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건물 흔들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현대글로비스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는 “내일 당장 사무실에 출근해야 하는데 너무 무섭다”면서 현재 사옥에서 벌어지는 붕괴 전조 증상에 대해 토로했다.
A씨가 밝힌 증상들은 ▲하루종일 이어지는 건물 진동 ▲바닥표면이 울퉁불퉁하게 일어남 ▲천장 누수 ▲유리창 금 감 등이다.
사옥을 같이 사용하는 SM직원들도 “오늘 3번이나 느껴서 내일은 안 나가겠다” “가끔 진동을 느낀 적 있었는데 오늘은 역대급이었다. 주변 직원들이 다 식겁할 정도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글로비스 직원은 “흔들린 게 맞고, 유리에 금이 가서 소방서에서 출동한 것도 맞다”면서 “조치해주길 기다리고 있으나 회사차원에선 아직 조용하다”고 전했다. 또 “사내 메일을 통해선 이상이 없다고 공지가 됐는데 다른 증상도 많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 블라인드에서 삭제된 상태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지하 5층~지상 49층의 주거동 2동과 지하 7층~지상 33층의 오피스텔 디타워 1동 등으로 구성된 단지며, SM엔터테인먼트, 현대글로비스, ㈜쏘카 등 기업이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다.
DL이앤씨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지진 진도 9.0을 견디는 내진 설비 등 첨단 안전설계가 적용됐다.
다만 사옥을 실사용하는 직원들의 우려에 광주 사고에 이어 또다시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건물에서 붕괴사고가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공사인 DL이앤씨는 “지난 20일 직원들의 신고 때문에 119가 출동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날 중으로 외부 및 자사의 건설안전 전문가들을 섭외해 안전진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림산업은 지난 2017년 8월 28일 무너진 평택국제대교를 시공하던 건설사이기도 하다. 해당 사고는 공사를 잠시 멈췄던 날 발생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교각이 무너지고 상판까지 통째로 붕괴하는 대형 사고였다. 붕괴의 원인은 부실시공으로 상판을 받치는 교각의 강도 계산에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