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발급카드의 25% 차지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발급은 받았지만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카드가 3300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카드사들만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무실적 신용카드는 3295만 장으로 지난해 말 3129만 장에 비해 166만 장 증가했다. 무실적 사용카드란 과거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를 말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 카드 수는 1억 2231만 장이다. 이 가운데 사용실적이 있는 카드가 8936만 장으로 결국 전체 발급 카드 중 25%가 일명 ‘장롱 신용카드’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활동인구 1명당 신용카드를 4.8장정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실제 사용하는 것은 1~2장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사용하지 않고 방치돼 있다는 게 문제다.

이렇듯 카드사의 카드 과다 발급으로 장롱 신용카드가 급증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카드사 대부분이 소비자가 카드 해지 신청을 하지 않으면 장롱 신용카드에도 연회비를 물리기 때문이다.

현재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 외환카드 하나SK카드 등 카드사 대부분이 1~3만 원의 카드 연회비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드사 측은 발급받은 카드를 관리하는 것은 전적으로 고객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본인이 해지 신청을 하지 않으면 사용액이 없더라도 매년 연회비가 부과되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사들은 또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카드 대란 당시 은행계 카드사들이 연회비를 받지 않고 카드를 발급하면서 카드 발급 경쟁이 일어났다. 이에 금융당국이 신규 카드 발급 시 무조건 연회비를 받으라고 했기 때문에 당국의 규정에 따를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신용카드 발급에 드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1장을 발급하는데 모집인 인건비 등 5~10만 원 정도 든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장롱 신용카드를 만드는 데만 1조 5000억~3조 원가량 드는 셈이다.

이러한 비용은 결국 직·간접적인 형태로 고객에 부과되고 있어 신용카드 가입자들만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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