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郭 양측 캠프인사들 녹취록 내용
"안되면 5억, 되면 7억..해주기로 했다 보고"

(서울=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곽노현 교육감과 단일화에 합의한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 측이 작년 8~9월부터 곽 교육감 측을 찾아가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선거비 보전'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5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양측 캠프 인사들의 녹취록(10건) 내용에 따르면, 박 교수는 작년 9월 측근들을 만나 "내 말에 깜짝 놀란 곽 교육감이 나를 붙잡으려 했으나 뿌리치고 교육감 집무실을 그대로 빠져나왔다. 이런 식으로 회피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나도 타격이 있겠지만 곽(교육감)은 내가 매장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8월초 서울 시내 모처에서 박 교수의 측근 박모씨가 곽 교육감 측 협상대리인이었던 김성오씨를 만난 자리에선 김씨가 "'올해는 곤란하다. 올해는 방법이 없다'는 거야. 내년 정도에 천천히 하자"라고 박 교수 측을 설득했다. 이에 박씨는 "형, 빨리 차량(계약금)이나 이런 것 정리할 게 있으니 1.5개(1억5천만원)는 양재원(박명기 측 선대본부장) 형이 아파트 담보로 해서 해주고, 그 다음에 2억5천까지 해주고‥"라고 답했다.

곽 교육감 측 김성오씨는 이어 9월 여의도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박씨를 다시 만나 "12월말 출판기념회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거니까 그걸로 생각하고 있었지"라고 말했고, 이에 박씨는 "그러면 출판기념회 하면 한 몇 개 정도가 정리될 것 같냐"고 되묻기도 했다.

작년 9월에는 박 교수 측이 후보단일화 과정의 중재인이었던 김상근 목사를 만나 곽 교육감 측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시내 일식집에서 김 목사를 만난 박 교수는 "(곽노현 측이) 경제적 어려움이 다시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7억 중에 우선 급한 게 2억 정도라고 우리가 이야기했잖아"라고 서운함을 나타냈다.

박 교수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인 양재원씨도 김 목사에게 "곽노현은 모른척하고 그 밑의 애들은 자꾸 시간 끄는 작전을 펴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후보 단일화 당시 있었던 일도 언급했다.

박 교수는 "재원이한테서 전화가 와 '얘기가 잘 됐다. 대신 처리는 제3자가 우회적으로 하기로 했다. 다만 기간은 1년 이내에 해달라'고 하길래, 내가 '무조건 8월말까지는 돼야 하고, 급한 건 1주일 이내에 줘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재원이가 다시 '인사동 모임'에 다녀와서 하는 말이 '안 되면 5억, 되면 7억, 일단 1주일 이내에 1억5천만원을 해주기로 했다'고 보고하더라"라며 단일화 과정의 합의 내용을 상세히 언급했다.

박 교수는 또 자신이 만든 '단일화 협상 경과와 내용' 이라는 문건에서 '곽 후보가 내 휴대폰으로 전화해 "나는 잃을 게 없지만 박 교수는 잃을 게 많지 않으냐"는 등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기에 전화를 끊어버림'이라고 적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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