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겉으론 “환영한다”
민주, 야권표 흡수 우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면서 여야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안 원장의 출마설을 접한 한나라당은 자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반기는 반면, 백가쟁명식으로 후보가 난립하는 민주당은 야권 지지층의 표가 흡수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일 한 인터넷 매체가 안 원장의 출마설을 보도한 이후 정치권은 손익계산에 분주해졌다. 안 원장은 2일 ‘2011 청춘콘서트’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아직은 할 일이 많아서 언제라고 말하지 못하겠다”면서 “나중에 고민하고 나름대로 방향성이나 결심이 서면 내 입으로 직접 말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서울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안 원장이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할 경우 무소속 쪽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대중적인 이미지와 청렴한 이미지를 고려할 때 출마가 확정된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 역학구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출마설을 접한 한나라당은 대체적으로 반기는 표정이다. 홍준표 대표는 “안철수 씨가 나오면 우리에게 아주 유리한 구도로 전개된다. 그렇게 되면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도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관심이 있다면 참여하는 것도 시민에 대한 서비스는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공직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한데, 그러려면 선거에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나올 경우 여야 후보와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20~30대 젊은층의 표를 흡수해 자당 후보에게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표면적으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2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안 교수가 정치에 나서겠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환영한다”며 “가능하면 야권단일후보 경쟁대열에 합류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도 “좋은 후보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안 씨가) 야권 무소속으로 나온다고 해도 야권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하지만 젊은 지지층을 흡수한다면 민주당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치평론가인 박상병 박사는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 야권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며 민주당의 표를 잠식해서 한나라당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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