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스타디움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경기를 응원하며 관전중인 관중들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세계 육상인의 축제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경기 첫 날인 27일. 주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은 개막식과 함께 경기관람을 위해 모인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말을 이용해 가족․친구․연인 단위로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에는 한껏 기대에 부푼 듯한 표정이 보였다.

개막식 시작을 앞둔 오후 6시 30분께 예매소 앞에는 표를 끊기 위한 시민들로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선 후에도 좌석을 찾느라 분주해보였지만 대체로 관중들은 안내요원의 지시에 따라 질서 있게 행동했다.

하지만 좌석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한 시민은 “우리도 (자리를) 못 찾는 데 외국인들은 어떻겠냐”면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두 줄로 긴 행렬을 만들어 기다리고 있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라 지칠 법도 한데 시민들은 안내요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차분히 질서를 지켰다.

첫날 오전에만 2만 5000여 명의 입장객이 다녀갔고, 개막식이 열린 오후에는 약 4만 6000명이 다녀가 우려와 달리 시민참여도나 호응 면에서 현재는 좋게 평가되고 있다.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가 출전한 100m 결승전이 있던 28일엔 7만여 관중석이 가득 메워져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심지어 계단통로에까지 자리를 차지해 앉은 시민들로 이동하는 데 상당한 불편함이 있었다.

경기가 진행되기 전 전광판을 통해 대회 마스코트인 ‘살비’가 등장해 관람 에티켓 설명과 함께 응원 박수를 유도해 큰 호응을 얻었다.

관중들은 우리선수가 출전할 때 함성소리를 유난히 크게 냈지만 다른 나라선수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잊지 않았다. 선수들이 탈락했을 땐 다 같이 아쉬워하고 진출했을 땐 함께 환호하며 선수와 관객들이 하나 된 모습을 보이는 등 성숙된 응원 문화를 보였다.

우수민(26, 여, 대구 월성동) 씨는 “볼트의 결승전을 보러 왔는데 실격당해서 아쉬웠다”며 “그래도 다른 경기를 보는 내내 예전에 비해선 응원 문화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파도타기 등을 하며 열띤 응원을 펼쳐 놀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서 대구가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쓰레기 등 자리를 정돈하고 가야함에도 그러한 의식은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매년 대구국제육상대회가 있을 때마다 경기장을 찾았다는 서경화(47, 여, 대구 만촌1동) 주부도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가는 불청객에 대해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서 씨는 “시민의식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면서 “그래도 경기는 흥미진진했다. 아무래도 세계적인 대회다 보니깐 지난해에 비해 훨씬 박진감 있고 관람객의 호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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