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적‧도덕적 타락은 성직자 직무유기”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국내 최대 종단인 불교와 개신교계에서 자성과 회개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종교계 각성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2005년 통계청 자료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종교인구는 불교가 24.4%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개신교 21.4%, 천주교 6.7% 순이다.

이렇게 많은 신자를 보유하고 있는 종단들이 최근 각성 운동을 외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 이유는 종교계가 근본 가르침인 사랑과 용서보다는 비판‧정죄로 하나 되지 못하고 각종 부정부패와 비리를 일삼는 부분이 많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국내 최대 불교종단인 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오래전부터 ‘자성과 쇄신’을 통해 불교계가 거듭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조계종은 자성과 쇄신의 의미에 대해 “먼저 스스로 돌아보고 새롭게 하자”는 뜻이라고 밝혔다.

자승스님은 작금의 불교계 현실에 대해 “근대 들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종단(조계종)이 제 역할을 못해왔다”면서 “이웃을 위해 노력하지 않은 결과 불교가 홀대받고 있으며, 인과(因果)를 믿으면서 인은 쌓지 않고 좋은 결과를 얻으려 했다”고 반성했다.

자승스님은 “이제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또 지난 23일 자성과 쇄신 결사운동의 첫 성과물인 종교평화선언을 발표하면서 이웃 종교와 화합하지 못한 지난날을 통렬히 반성하기도 했다.

개신교계도 최근 목회자들의 각종 수련회나 세미나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회개와 자성’이다. 개신교계는 금권선거 등으로 교계 안팎을 시끄럽게 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문제가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이 확산되면서 의식 있는 일부 목회자들 중심으로 한기총 탈퇴 및 해체운동과 아울러 한국교회 갱신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2~24일 경기도 안성에서 열린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교갱협)’ 수련회에 모인 800여 명의 목회자는 한국교회와 교단(예장 합동) 갱신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한기총 금권선거와 일부 목회자들의 성적‧도덕적 추문과 교회 내 끊이지 않는 분쟁 등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라며 “이는 우리의 직무유기가 초래한 참담한 상황”이라고 자책했다.

이들은 또 “목회자인 나 자신을 먼저 갱신함으로 교회갱신이 일어나고 한국교회의 회복이 가능하다”며 “이에 우리는 자신의 갱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결단했다.

일각에서는 많은 사람이 모인 수련회 등에서 회개를 외치는 것은 좋지만 진정한 각성을 위해서는 통렬한 자기반성과 눈물의 회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나안교회 최경모 목사는 “대형집회의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군중 심리’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였든 적게 모였든 간에 하나님은 개개인의 참된 회개를 원하신다”며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하나님 말씀에 자신을 비추어 통회하는 눈물의 회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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