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육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여성은 10만명, 10년전보다 2.3배 증가

10명 중 6명은 300명 이상 기업 소속

육아휴직 사용률 24.2%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해 육아휴직을 쓴 남성은 4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10년 만에 20배로 늘어났다. 육아휴직을 쓴 여성은 13만명으로 여전히 남성보다 비중이 높았다.

21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0년 육아휴직 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16만 9345명이다. 2010년(7만 2967명)과 비교하면 2.3배 수준으로 늘었다.

그중 남성은 22.7%인 3만 8511명이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1967명)과 비교하면 19.6배로 크게 증가했다.

여성의 육아휴직자는 77.3%인 13만 834명이다. 2010년(7만 1천명)의 1.8배 비중이다. 특히 여성 비중이 8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성 육아휴직자 중에는 35∼39세(43.4%)와 40세 이상(32.6%)이 많았고, 여성 육아휴직자 중에는 30∼34세(39.8%)와 35∼39세(35.8%)가 많았다.

육아휴직자의 63.5%는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 소속이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종사자 규모 4명 이하 기업 소속은 3.5%에 그쳤다.

아빠 육아휴직자의 종사 산업은 제조업(23.2%)이 가장 많고 공공행정(19.5%), 전문·과학기술업(11.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엄마 육아휴직자는 보건·사회복지업(18.4%), 공공행정(14.6%), 교육서비스업(13.6%)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부모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람 중 실제로 쓴 사람의 비중(육아휴직 사용률)은 24.2%였다. 이 비중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직 4명 중 1명만 쓰는 셈이다. 육아휴직 사용률은 여성이 63.9%로 남성보다 3.4%보다 훨씬 높았다.

자녀 1명이 있는 부모의 경우, 74.4%는 자녀가 만 0세일 때 육아휴직을 하고 10.3%는 만 6세일 때 육아휴직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 육아휴직자는 자녀가 만 7세일 때 육아휴직하는 비중이 17.6%로 가장 높았고, 여성 육아휴직자는 자녀가 만 0세일 때 육아휴직하는 비중이 81.3%로 가장 높았다.

2011년생 자녀 1명을 둔 부모의 육아휴직 분할 사용 현황을 보면, 나눠서 사용하지 않고 한 번 휴직한 비중이 81.5%였다. 육아휴직을 한 번 나눠 사용한 비중은 16.0%, 두 번 나눠 사용한 비중은 2.5%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이를 낳은 여성 중 출산일에도 직업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44.0%였다. 출산 360일 전 직업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54.1%인데, 출산일에는 이 비중이 10.1%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한편 부모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지만 사용하지 않거나 망설이는 이유로는 생활비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육아휴직 급여가 나와도 최대 150만원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기를 키우면서 한 달 생활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생활비를 임시로 충당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 해도 시중은행 등에서는 무직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신용대출도 받기 어렵다.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 역시 육아휴직을 할 경우 대출승인이 나지 않는다. 저소득 저신용 취약계층을 위한 상품임에도 정작 실수요자에게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민금융 전문가들은 기존 급여소득을 기준으로 심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 회장은 “위와 같은 사람들한테 적합한 신용평가 기준을 만들어 금융 혜택이 가도록 해서 제1금융권이 포용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은행들이 오히려 서민들을 고금리나 사채시장으로 현재 내몰고 있다. 이는 결국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것이고, 자력으로 구제가 안 되기 때문에 또 국가에서는 예산을 들여서 구제하는 악순환과 예산낭비가 반복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회장은 “은행들이 하나같이 포용금융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안전한 이자놀이나 하면서 약탈적 금융을 일삼고 있다”고 강도있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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