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의 고해성사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천주교에서는 주일 미사 전에 고해성사(告解聖事)를 드린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하얀 미사포를 쓰고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신부에게 고백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떠오른다.

천주교 신자들은 고해성사를 받기 전에 먼저 자신이 하느님의 사랑을 거슬러 지은 죄를 자세히 생각해내어 하느님 앞에 죄를 지은 자로서의 나약한 자신을 인식한다. 자기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며 가슴 아파하며 하느님의 대리자인 사제에게 자기의 마음을 열어 죄를 고백한다.

그러면 사제가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을 구원하시고 죄를 용서하시려고 성령을 보내주셨으니 교회를 통하여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소서” 라고 한다.

이후 죄를 보상하는 마음으로 기도와 사랑의 실천, 생활의 개선 등에 힘쓴다. 죄를 짓는다는 것은 곧 하느님과의 화평 관계에서의 일탈(逸脫)을 의미하는데 이 고해성사를 통해 이 화평관계를 회복하게 된다. 한편 신자들 가운데 죄를 짓고 고백하면 사해진다는 인식 때문에 또 다시 죄를 짓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불교의 참회(懺悔)

불교에는 ‘참회(懺悔)’라는 말이 있다. 참회는 지난날 감성과 본능에 이끌려 범했던 온갖 죄악을 뉘우치고 깨끗이 씻어 다시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는 이성의 자각으로 정신 혁명과 인격적 개조를 하는 것을 뜻한다.

참회하는 마음은 부처님과 보살 앞에 진심으로 고백하여 죄책감을 느낌과 동시에 “차후에는 다시 그런 죄를 범하지 않기로 맹세”하는 자의식의 경계다. 그 의식으로 불자들은 부처님과 불보살 앞에 예배하거나 경전을 독송하거나 부처님과 불보살의 이름을 부르고(念佛) 기도하면서 지성껏 그 용서를 빈다고 한다.

부처님께서는 “악(惡)이 있어도 잘못임을 알아서 과실을 고쳐 선(善)을 행한다면 죄가 날로 사그라져 후일에 가서는 꼭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四十二章經)”라고 참회의 효력을 말씀하셨다. 불가(佛家)에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악을 짓고 죄를 지을 수도 있지만 그 죄를 죄로 알고 그 악을 악으로 아는 것이 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가르친다.

기독교의 회개(悔改)

기독교에는 뉘우칠 회(悔), 고칠 개(改)자를 쓰는 ‘회개(悔改)’가 있다. 회개(Repentance)는 하나님으로부터 떠나있던 사람이 돌아오는 것, 헬라어로는 메타노에오(metanoeo)이며 ‘생각을 고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메시아에 대한 그릇된 관념을 고치고 그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것(마 3:2, 4:17)을 뜻한다. 이것에 대한 예로 오순절의 회개(행 2장), 다메섹 도상에서의 바울의 회개(행 9장)가 있다.

기독교의 회개는 죄에 대한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악에서 떠나 그리스도 안에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복음의 메시지를 들을 때 성령이 죄를 깨닫게 해주고 하나님의 뜻에 따른 근심을 통해 구원에 이르는 회개(고후 7:10)를 하게 되는 것이다.

요나가 니느웨 백성들에게 회개를 외치자 그 메시지를 믿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돌아왔다(욘 3:3~10). 하나님은 그리스도인의 회개를 위해 책망도 하신다(계 3:19)고 한다.

(참조: 가톨릭용어사전, 불교용어사전, 비전성경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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