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현 기자]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 한 마디는 여러 가지 내용을 상징하고 있다. 그 가운데 동물이 본능에 충실한 데 비해 인간은 생각과 지성을 갖고 행동한다는 차이점도 내포하고 있다.

또 인류의 역사 이래 인간과 동물은 밀접한 관계가 형성돼 왔으며 사람 그 자체에도 동물적인 속성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일반 사회에서도 비도덕적‧비윤리적인 행동을 하거나 파렴치한 범인 등의 사람에게 ‘짐승’이란 표현을 한다.

종교를 소재로 한 대중 예술, 특히 종교 영화 속에 나타나는 동물이 표출하는 의미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종교의 유구한 역사와도 뗄 수 없는 존재가 경서 속에 등장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불교의 핵심을 담 고 있 는 ‘ 반야심경( 반야바라밀다심경 ) ’에서 ‘prajna-paramita(반야바라밀다)’는 ‘니르바나(절대세계, 열반;涅槃)에 이르는 지혜’라는 뜻인데 이 경지에 이르려면 먼저 짐승과 같은 성질에서 벗어나 자아를 이겨야한다.

‘탐진치(貪瞋痴)’로 사는 ‘나(自我)’는 ‘수성(獸性)’, 즉 짐승의 성질이 있기 때문에 ‘거짓된 나’이다. 여기서 ‘탐진치’는 ‘욕심·성냄·어리석음’으로 이 셋은 수행인을 가장 해롭게 하므로 ‘3독(毒)’이라고도 한다.

불교에서는 이 같은 수성을 벗어나 영(靈)적인 ‘나’로 바꾸어야만 ‘참다운 나’로서 깨달음(覺)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가르친다. 그렇다면 기독교 성경에서 짐승은 어떻게 묘사돼 있는가.

잠언서 30장에서 야게의 아들 아굴은 “나는 다른 사람에게 비하면 짐승이라 내게는 사람의 총명이 있지 아니하니라 나는 지혜를 배우지 못하였고 또 거룩하신 자를 아는 지식이 없거니와(잠 30:2~3)”라고 말했다.

즉 사람다운 총명함과 지혜가 없어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짐승이라는 것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으시고 짐승처럼 보신다고 나와 있다.

시편 73편에서는 “내가 이같이 우매무지하니 주의 앞에 짐승이오나(시 73:22)”라고 했으며, 편 49편에서도 “존귀에 처하나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멸망하는 짐승 같도다(시 49:20)”라고 했다.

기서 ‘존귀에 처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존귀하신 말씀을 듣는 기회를 얻는다”는 뜻이며 그 말씀을 받고도 소중함을 모르고 그 의미와 하나님의 심정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짐승과 같고 마침내 멸망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참조: 불교용어사전, 다석 류영모의 반야심경,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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