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조현오 경찰청장이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반대 주민에 대한 대처 미흡을 이유로 송양화 서귀포경찰서장을 전격 경질했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조현오 청장은 이날 서귀포 경찰서 송양화 서장을 제주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으로 보내고 현직 제주청 청문감사관인 강호준 총경을 서귀포서장으로 발령하는 인사이동을 단행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24일 해군기지 공사 업무방해 사건과 관련해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등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서귀포경찰서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송 서장의 교체가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

조 청장은 서귀포서가 강정마을회 강동균(54) 회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과 시민운동가 등 5명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공권력이 약 7시간 동안 사실상 무력화 상태에 있었던 데 대해 격노, 지휘·통제체계의 적정성을 감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오후 2시께 해군 측이 공사현장에서 대형크레인의 캐터필러를 연결하는 등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강 회장 등 5명이 업무를 방해하자 서귀포 경찰은 이들을 연행하려 했지만 주민 200여 명이 강 회장 등이 탄 경찰차를 승용차 등으로 에워싸고 바리케이드를 치며 7시간가량 대치했다.

경질된 송 서장은 제주 출신이자 제주에서 경찰 경력 대부분을 보낸 제주통으로 2006년에 서귀포서장으로 재직한 후 제주지방청과 부산지방청 수사과장을 거쳐 지난달 인사에서 서귀포서장으로 복귀했다.

한편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해군기지 건설사업현장에서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서귀포시 강정마을회 강동균(54) 회장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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