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에 갈등하는 집주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매물은 증가, 거래량 ‘급감’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정부의 부동산 ‘돈줄 옥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되고, 기준금리 1% 시대까지 시작되면서 주택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대다수 다주택자는 세금 득실을 계산하며 매도 여부를 고심하고 있지만, 매수 수요가 급감하면서 일부는 매물을 거두고 대선이라는 변수에 기대를 거는 상황이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말 서울 아파트 시장은 침묵을 유지했다. 종부세 고지서 발송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등이 있으면서다. 다주택자들 사이에선 집을 팔아야 하는가를 두고 고민이 이어졌지만, 급매물을 내놓는 상황까지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정부가 그간 언급했던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종부세는 지난 6월 1일 이미 예고됐었고,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를 기대하며 버티겠다는 집주인이 늘어난 영향이다. 아울러 당장 집을 내놔도 매매수요가 없어 집을 팔지 못하는 것은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강남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선 이번에 나온 종부세가 지나치다며 이를 보고 고심하는 사람부터 대선 이후까지 지켜보겠다는 이 등 다양한 반응이라, 이후에 급매물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종부세를 예상한 집주인들은 이미 양도·증여한 뒤고, 남은 집주인들은 이번은 내고, 내년 5월 말까지만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일각에선 ‘급할 게 없는 분위기’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아 종부세에는 덜 민감하지만, 대출 등으로 금리에 민감한 강북 부동산 업계도 상황은 비슷했다. 중개사들은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저렴한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거래가 이어지지 않다 보니 가격이 더 낮아질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설명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매물이 점차 느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된 지난 22일 4만 4251건에서 이날 4만 4886건으로 635건(1.4%) 증가했다.
구역별로는 금천 3.7%, 강서 3.5%, 서대문 2.7% 관악 2.6%, 구로 2.4%, 강남 2.3%, 송파 2.0%, 양천 1.8%, 도봉 1.6%, 서초 1.5%, 노원 1.4%, 광진 1.3%, 마포 1.3% 등이 1% 넘게 매물이 늘었다.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매물이 증가했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로 돈줄이 막히면서 거래량은 오히려 급감한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4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98.6)는 전주에 이어 2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면서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줬다. 즉 ‘매수자 우위’ 시장이 됐다는 의미다.
이는 거래량에서도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부동산거래현황을 보면 아파트 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지난달 2292건을 기록했다. 마감일까지 2일 남았지만 큰 이변은 없을 예정이며 서울 내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702건→4191건→2702건→2292건으로 급감해왔다.
한편 일각에선 ‘지나친 종부세를 중단하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는가 하면, 실거래가가 시세 이하로 떨어지는 동시에 신고가가 등장하는 등 혼란스러운 양상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돼 관망세가 커진데다, 금리 인상 및 대출 규제로 여건마저 녹록지 않아 일어나고 있는 거래 절벽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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