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토로라 인수… HP, PC 부문 분사
삼성ㆍLG전자, SW 강화 위한 인력 확충전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와 세계 최대 컴퓨터(PC) 업체인 휴렛패커드(HP)의 PC 사업 포기로 정보통신(IT)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 IT 산업 권력이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100% 소프트웨어 회사인 구글은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인 모토로라를 인수, 단말기제조 기술까지 직접 보유함에 따라 애플과 같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한 토탈 IT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OS(operating system, 운영체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HTC 등 제조업체들이 바짝 긴장한 상태다.

HP는 지난 18일 기업용 하드웨어를 제외하고 PC,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

HP는 대신 영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토노미’를 10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하드웨어 시대를 끝내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위주로 사업을 전면 재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런 변화에 따라 그동안 단말기 제조에만 주력해온 국내 기업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면 글로벌 기업들의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애플과 구글 중심으로 세계 IT 산업이 재편되는 양상에 대응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IT 파워가 삼성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정보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력 확충과 인수ㆍ합병(M&A)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를 전담하는 ‘S(소프트웨어)직군’을 신설하고 아이비리그 등에서 우수 인재를 다량으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최근 매물로 나온 HP의 PC 부문 등 특허를 대거 확보한 글로벌 기업과 M&A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돌파구 마련을 위해 우수 연구 인력 확보에 승부수를 던졌다. LG전자는 상반기 미국에서 대규모 채용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 도쿄에서 일본 이공계 엔지니어와 유학생 50여 명을 초청해 ‘테크노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또한 북미와 유럽, 일본, 호주 등 기술 선진국에서 R&D(연구 개발) 임원들이 직접 우수 인재를 개별 채용하는 ‘인재 맞춤형 채용’ 프로그램을 진행해 하반기 중 유럽 10개 명문대와 미국 명문대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을 수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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