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간 독재 정권을 구축해 온 카다피 정부가 사실상 붕괴됐다. 리비아 사태가 확산된 이후 6개월 만이다. 리비아 반군은 수도 트리폴리의 대부분을 장악했고 곳곳에서 자유의 축제가 일어나고 있다.

AP·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 오전(현지시각)부터 트리폴리의 카다피 관저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 주변에서는 반군과 궁지에 몰린 카다피 친위부대 사이의 치열한 전투가 펼쳐졌다. 급기야 트리폴리 국제공항과 친(親) 카다피 성향인 국영 알-자마히리야 TV까지 반군의 손에 넘어갔다. 카다피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반군의 공세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이 가세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카다피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권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며 시리아와 예멘 정권도 압박했다.

리비아 사태가 민주화 세력의 승리로 끝나감에 따라 다시 세계의 눈은 여전히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고 있는 시리아와 예멘에 쏠리고 있다. 현재 부자세습 중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중화기를 동원해 반정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한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끝까지 정권 이양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민중 봉기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물러난 데 이어 카다피 정권까지 리비아에서 축출되면서 ‘재스민 혁명’의 바람이 이곳 두 나라에서도 더 거세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집트 독재 정권이 무너졌을 때, 중동 전문가들조차도 리비아는 상황이 다르다고 고개를 저었다. 리비아 정권은 군대보다 친위대 양성에 주력해 왔고, 따라서 독재 정권을 몰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론이었다. 그러나 결국 민중이 승리했고, 역사는 다시 한번 위대한 국민의 힘을 기록하게 됐다.

이제는 북한이다. 내부 사정이 많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북한 안에서 변화가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2400만 북한 주민이 김정일 독재 정권 타도를 외치며 통일의 함성을 울릴 때가 머지않았다. 중동 사태는 남의 일이 아니다. 독재 정권은 언젠가 반드시 무너진다는 역사의 순리를 기억하고, 미리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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