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정말 등록금 인상에 대한 미국 대학생들의 불만이나 투쟁은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에 이슈로 떠오른 대학생 등록금 인상 문제를 보면서, 미국인 대학생 친구에게 들은 것과 조사를 토대로 비교 종합해서 다섯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첫째, 미국에서는 정부와 개인을 분리하는 독립 사고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 이렇게 부족한 학교 장학금 제도와 학자금 융자도, 졸업 후에 학교에 기부를 하거나 서서히 융자를 갚아나가게 되는 것이지만 그 제도 자체에 정부에 어떠한 호소도 하지 않는 것은, 미국이란 나라 자체가 정부를 바라보는 관점이 개인과 정부가 독립된 개념, 즉 ‘국가가 내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보다는 ‘내가 국가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자주적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개개인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국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나 개개인을 따로 놓고 생각하며, 서로 간섭받지 않는 자유의 독립영역을 지켜준다는 의미다.

이것은 정부로부터의 개개인의 자유와 독립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그들만의 철학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내 고등교육과 보호는 자신이 스스로 책임질 개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 미국은 고등교육을 각 개인의 재정 상황에 따라 선택할 사항으로 보고 있다는 것. 정부는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고 개인은 열심히 일을 해서 국가에 사는 주인으로서 그만큼의 세금을 내고, 개인이 그만큼 돈을 많이 벌면, 또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더불어 누려볼 수 있는, 그만큼의 돈을 투자해야만 또 그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자유시장경제의 논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즉, 돈이 없으면 그만큼 교육기회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미국은 땅이 넓은 만큼 교육 기회도 널리 분포되어 있다는 것. 미국은 땅이 큰 만큼 주도 50개나 된다. 그 말은 곳곳에 지원해 볼 학교도 많다는 이야기인데, 미국 교육부의 2009년까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학위를 주는 기관이 4409개, 2년제 대학이 1690개, 4년제 대학이 2719개로 총 집계되었을 만큼 학교는 다양하게 많다. 굳이 자신이 사는 지역에 있는 학교에 가야 될 학생 아니고서는 대부분 다른 주의 대학교를 지원해 이사를 간다.

우리나라는 2010년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 수가 전문대 145개, 4년제 대학 200개(산업대 교육대 모두 포함)로 보고된 바 있다. 물론 땅이 작은 만큼 미국에 비해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 굳이 비교하자면 미국에 비해 공립대학이 우리나라는 매우 적은 데다가, 사립대학은 많아 그 선택의 폭은 더 적다는 것도 생각하게 된다.

넷째, 미국은 다른 지역의 학교를 차별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것. 미국은 대학을 가게 되어도 가깝게 가지 않으면 멀리 이사를 가야 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모두가 이것을 불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지역, 지방이라 무시하는 분위기도 없다. 땅이 넓어 대학을 멀리 가게 되어 학교 근처로 이사를 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른 주에서 온 학생들을 더 친절하게 대우하고 대접하는 것이 그들의 문화로까지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다른 주에서 대학 입학을 위해 이사 온 학생들이 더 많다는 이야기이다. 대학을 다른 지역으로 다닌다 해도 그 누구 하나 무시를 하거나 성적이 미달되어서 지방대학을 갔을까 의심하는 시선은 절대 없다. 이는 주마다 자신의 지역 학교를 최고로 여기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며 사람들은 이를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다섯째,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과 받지 않은 사람을 바라보고 수용하는 사회적 시선과 태도에 별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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