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계 ‘승자의 저주’ 우려 제기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국내 첫 주파수 경매가 시작된다. 참여 업체는 물론 처음으로 치러지는 주파수 경매의 결과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경매를 통한 주파수 선점이 앞으로 펼쳐질 4G(4세대) 시대의 판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17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는 경기도 분당의 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을 위한 주파수 경매를 실시한다. 경매는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오후 6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이날 입찰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다음날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또다시 경매가 치러진다.
2.1㎓(20㎒ 폭), 1.8㎓(20㎒ 폭), 800㎒(10㎒ 폭) 총 세 가지 경매 대역을 놓고 벌이는 이번 경매에서 2.1㎓ 주파수 대역은 LG유플러스가 단독 응찰하면서 첫 라운드에서 최저경쟁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경매는 SK텔레콤과 KT가 참여하는 1.8㎓와 800㎒ 주파수 대역이다. 특히 1.8㎓ 주파수는 전 세계적으로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 대역으로 널리 쓰이기 때문에 업계는 양사가 이 주파수 대역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KT 관계자는 “어느 대역에 집중할 것인지는 밝힐 수 없다”며 “상황별 시나리오를 구상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SKT도 전략을 공개하지 않기는 마찬가지. SKT 관계자는 “관련 부서가 주파수 경매와 관련해 꾸준히 논의해왔다”며 “최선의 준비를 할 뿐”이라고 밝혔다.
경매는 ‘동시오름입찰방식’으로 진행되며 당일 입찰실에는 각사의 대외협력 또는 네트워크 담당 임원으로 선정된 입찰 대리인 1명과 실무자 2명이 입실한다. 이들은 3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허가받은 휴대전화를 사용해 본사 의사결정권자와 입찰가를 논의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매를 놓고 입찰방식 때문에 낙찰가가 치솟아 낙찰자가 엄청난 자금 부담을 안게 되는 ‘승자의 저주’가 구현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방통위 관계자는 “무모하게 입찰가를 올린 후 최종 입찰에서는 빠지는 등의 작전은 모두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기에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라운드에서는 최고 입찰가는 사업자들에게 공지되며 다음 라운드의 최소 입찰액은 최고 입찰가에 입찰증분(전 최고 입찰가 1%)을 더한 금액으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