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한 뉴질랜드 리처드 만 대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주한 뉴질랜드 리처드 만 대사

전무후무한 유엔군의 지원을 받아 전쟁을 종식하고, 전후 세대들의 희생으로 혼란과 역경을 딛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 분단으로 지금은 반쪽짜리 광복을 맞고 있지만 남북한이 하나 돼 온전한 광복(光復)이 이루어지길 고대한다. 광복절을 맞아 60여 년 전 5300여 명의 유엔군을 파병한 6.25 유엔참전국 뉴질랜드 주한 대사를 만났다.

◆원조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주한 뉴질랜드 리처드 만 대사에게 동족상잔의 비극과 분단의 아픔을 딛고 지난해 G20 의장국으로서 G20 정상회의를 치러낸 대한민국의 성장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지난해 G20 정상회의는 매우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말과 함께 대한민국의 성장원동력으로 전후 세대들이 민주주의 가치 아래 조국의 재건을 위해 희생하고 자녀 교육에 힘써온 것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더불어 현재 한국은 세계를 주도할 만큼 산업화를 이루고 주요 스포츠 대회를 유치했으며,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하는 등 천연자원이 없는 나라임에도 눈부신 산업화를 이룩했다고 평했다.

◆“점진적인 통일 이뤄가야”

리처드 만 대사는 대한민국이 통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묻자 “북한의 식량문제와 인권문제가 심각하다”며 운을 뗐다. 현재 주한 조선민주주의 공화국 대사도 겸하고 있는 그는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했다. 리처드 만 대사는 통일을 위해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로 남과 북의 경제적 차이와 정치 시스템 그리고 북한의 핵문제를 들었다.

그는 북한은 대다수 주민들이 굶주리고 있다고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과거 독일 통일의 주원인도 동독과 서독의 경제적 차이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는 해가 갈수록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리처드 만 대사는 통일을 위해 남북한 당국이 해결해야 할 두 번째 과제로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남한은 민주주의로 인권이 보장되는 반면, 북한은 공산주의로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등 매우 다른 정치적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과 홍콩의 경우 한 나라인데도 다른 정치적 시스템이 공존한다며 해결가능성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리처드 만 대사는 통일의 세 번째 난제로 북한의 핵문제를 지적했다. 아울러 통일이 갑작스럽게 진행이 된다면 혼돈이 초래될 수 있다며, 문제점을 상호보완하면서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뉴질랜드의 광활한 자연을 닮아서일까. 이어진 인터뷰에서 발견한 리처드 만 대사의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는 넓고 다양했다. 한국에서 불과 2년여를 지냈지만 그는 한국 드라마 30여 편을 줄줄 꿰고 있었다. 힘든 시기 피로 맺은 뉴질랜드와의 인연이 앞으로도 오래 지속되고 서로에게 힘이 돼 통일이 되는 날, 그 기쁨도 함께 나누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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