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보채는 아이, 산만한 아이,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 툭하면 우는 아이, 참을성이 없는 아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 아이의 행동들이다. 내가 낳은 자식이라지만, 속마음을 모를 때가 너무나 많은 게 현실이다. 왜 그럴까? 어른의 눈높이에서 아이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사실, 문제는 ‘부모’에게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육아의 방향, 자신이 선호하는 아이의 모습을 강요하지는 않았나 곱씹어볼 일이다.

저자는 아이가 보여 주는 문제 행동을 뜯어고치려 하기보다 먼저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아이의 욕구를 이해하고 아이의 감정에 어떤 ‘빈자리’가 있는지 확인하라는 주문이다.

책은 아이의 일기 → 엄마 일기 → 전문가의 조언 순으로 구성됐다. 일기의 주제를 이루는 키워드는 ‘공부’ ‘친구’ ‘품성’ ‘생활 태도’ ‘사춘기’ ‘중독’ ‘가족’ 등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자녀 교육 상식을 제대로 다시 배우는 코너도 중간 중간 수록돼 있다.

시험 때만 되면 너무 무서워서 머리가 터질 듯하다는 초등학생 희민이는 “쪽지 시험이든 진단평가든 시험을 본다면 무조건 싫고 무섭다”고 고백한다. 심지어 “사는 게 재미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단다. 시험에서 틀린 문제 개수가 늘어나는 만큼 야단을 더 많이 맞기 때문이다. 희민이는 “엄마는 ‘나도 공부하는데 너는 왜 공부할 때마다 불만스러운 표정이니? 공부 열심히 해야지 고생 안하고 산다, 노숙자 되고 싶어? 막노동할 거니?’라면서 쉴 새 없이 잔소리를 쏟아낸다”고 하소연한다.

엄마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희민이 엄마는 “나는 내 아이가 공부 못하는 것이 창피하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려고 많이 노력한다. 희민이가 공부를 하긴 하는 것 같은데 집중을 못하는 것 같다. 성적은 떨어지고, 이제는 말대꾸에, 대들면서 반항도 하고 짜증과 신경질도 자주 낸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이러다가 아이 인생이 엉망이 되면 어쩌나 불안하다”고 일기를 써내려 간다.

희민이 엄마는 결국 두 손을 들고 만다. “잔소리는 잔소리에서 끝날 뿐 아무런 효과가 없다. 도대체 뭐가 잘못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녀의 하소연이다.

이어지는 상담사의 쓴소리.

일단은 공부가 최고인 양 몰고 가는 사회 분위기가 잘못 됐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을 통해 부모들이 대리만족을 원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짚기도 한다. 즉, 아이들 성장에 필요한 것은 공부만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이어 상담사는 “학습주도권을 아이에게 넘기고, 공부보다 아이의 인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조언을 남긴다. 특히 학습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부모와 아이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맥락에서 부모가 ‘교사’가 되려고 하지 말고, 엄마 아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다.

이처럼 책은 부모들이 가장 많이 속상해하는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뽑아 원인과 해법을 짚어 준다.

김성은 지음 / 부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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