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대표간 진행돼온 원유(原乳) 가격 인상 협상이 12일 결렬됐다.

양측은 이날 오후 1시40분께 협상을 재개했으나 원유 가격 인상 폭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낙농농가단체인 낙농육우협회가 3일째 원유 공급중단에 돌입한 가운데 원유가격협상이 결렬되고 협상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우유대란'이 불가피해졌다.

양측은 전날 오후 2시부터 13차 협상을 시작한 뒤 밤을 새워가며 이날 오후까지 24시간 가까이동안 몇 차례 결렬 위기를 넘겨가며 정회와 재개를 반복하는 가운데 마라톤 협상을 펼치며 절충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현재 ℓ당 704원인 원유 가격을 당초 ℓ당 173원 인상할 것을 요구해온 낙농농가들은 이날 ℓ당 145원 인상안까지 물러섰고, 우유업체들은 당초 81원 인상을 주장하다가 정부의 중재안(ℓ당 130원 인상 및 체세포 2등급 원유에 대한 인센티브 가격 상향조정)을 수용했으나 양측은 더이상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인상된 원유가격 적용 시기에 대해서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낙농농가들은 8월16일부터 적용할 것을 주장한 반면 우유업체들은 내년 1월1일부터 적용하자고 맞섰다.

이에 양측은 더이상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 오후 1시50분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낙농농가 대표들은 협상결렬을 선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후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앞으로 활동방향에 대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유업체 대표들은 "낙농진흥이사회에 양측의 안을 상정해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정부가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긴급 소집해 원유가격 인상폭과 적용시기를 결정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하지만 낙농진흥이사회가 원유 가격인상 폭과 적용시기를 결정할 경우 낙농농가들이 이를 수용하고 따를지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낙농농가들의 단체인 낙농육우협회는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강행하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회의개최를 저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충돌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한편, 낙농농가들이 3일째 원유공급을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원유 가격인상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원유 공급중단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우유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이틀 동안 공급을 중단한 낙농농가들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원유를 저장할 능력을 초과하게 돼 이날 생산분부터는 폐기가 불가피하다.

또 우유업체은 비축한 원유가 12일이면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예상돼 이날 오후부터는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고 시중 우유제품 공급도 뚝 끊겨 소비자들이 우유를 구매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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