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닉스 매각 일지 ⓒ천지일보(뉴스천지)
채권단‧인수업체 ‘입찰 평가기준’ 놓고 갈등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구주(보유 주식) 인수와 신주 발행에 대한 엇갈린 시각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구주 인수와 인수 후에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업종이라는 특성 때문에 자금 부담이 커 입찰에 나서겠다는 기업이 드물었다. 이에 하이닉스 채권단은 ‘신주 발행’ 카드를 들고 나왔다.

구주 인수와 신주 발행을 병행하면 구주 인수자금은 채권단 몫이지만 신주자금은 하이닉스에 유보돼 인수 후 재무구조 개선에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런 유리한 매력 때문에 두 차례 무산됐던 하이닉스 입찰에 SK텔레콤(SKT)과 STX가 뛰어든 것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 채권단이 신주 발행을 안 하고 구주에만 가산점을 부여해 구주를 많이 인수하는 입찰자에게 회사를 넘길 것이라는 파문이 확산되면서 입찰에 나선 두 기업이 딜레마에 빠졌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만약 구주 인수에만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신주 발행을 하지 않겠다는 등의 채권단 입장이 공식화되면 인수전 참여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STX도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STX 관계자는 “18일쯤 채권단에서 발표하는 입찰 평가기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구주에 대해서만 가산점이 부여된다면 유감스럽겠지만 그래도 중도포기는 현재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인수 기업의 반발이 거세지자 하이닉스 채권단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닉스 매각은 채권단 구주 매각뿐만 아니라 신주 발행을 병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주관기관인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입찰적격자인 상기 두 회사의 예비실사를 9월 초에 완료하고 9월 중순 이후 본 입찰을 시행해 인수합병(M&A)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면서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의 인수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STX 관계자는 “우량자산 매각, 중동 국부펀드 유치 등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자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며 “증시 폭락이 장기화되면 부담은 있겠지만 당장에 큰 문제는 없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하이닉스 노조 측에서 불확실한 외국 자본의 유입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처음부터 투자자를 투명하게 공개해 반대 입장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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