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용 변리사

not caption

수도자의 명상과 물리학자의 실험에서 공통된 질문이 있다. “실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최초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생각하기에 발명은 어렵고 돌파구를 찾기 어려우나, 대부분의 중소기업의 발명은 원천발명보다는 개량발명을 하고 있다. “자금성 내에서는 자금성을 볼 수 없다.” 경산 공원에 올라서야 비로소 자금성을 볼 수 있다고 한 마르코 폴로의 명언이다. 발명 아이디어가 많다고 한 기업을 방문해 상담해 보면, 이따금 아직 미성숙된 발명으로 가득한 경우를 만날 수 있다. 남들은 어떻게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사업화시키고 있는가에 대해 관찰하다보면 새로운 혜안을 얻을 수도 있겠다.

발명을 창출하기 위한 우수한 확산적 사고 기법 중 가장 대표적인 기법으로서, 1938년 광고업에 종사하던 알렉스 오스본에 의한 브레인스토밍은 10명 이하에 적합한 방식으로 최대한 창의적인 방안을 많이 얻게 하는 데 목적을 둔다. 한편 특정한 과제나 대상에 질문을 해 사고를 자극한 후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방식이 있다. 스캠퍼 방식이다. 대체하기(Substitute), 결합하기(Combine), 적용시키기(Adapt), 수정·확대·축소하기(Modify·Magnify·Minify), 용도 변경하기(Put to other uses), 제거하기(Eliminate), 재정리하기(Rearrange) 등으로 용도를 개발하며 실용성을 증진시키게 된다. 또한 다른 기법으로는 TRIZ(러시아어에서 첫글자를 따옴, 영어로는 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 기법으로 구 소련 해군에서 특허업무를 담당하던 알트슐러가 특허공보들을 40가지 발명원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기술시스템의 발전과정의 새로운 확산적 사고기법을 창출했다.

과제를 해결하는 동일한 해결안이 전혀 다른 기술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순차·반복적으로 재사용되는 발명원리 즉 TRIZ가 있다는 것을 창출한 알트슐러는 기술적 특성 간의 모순과 물리적 특성 간의 모순을 파악해 이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트리즈 40가지의 발명원리는 사회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나홀로 여행과 같이 기존 여행에서 분할해 분할, 에어백이나 트위터와 같이 기존 몸체에서 분리한 추출, 백화점에서 정문 앞 이벤트와 같은 국소적 성질, 고기구이판과 같은 대칭변환, 복합기나 치약칫솔결합체와 같은 범용도·다용도, 마트료슈카와 같은 포개기, 매운 쭈꾸미에 순한 계란찜을 끼워 넣는 돌출, 뿌리 발육을 위한 보리밟기와 같은 사전 반대조치, 애견카페와 같은 통일, 우표절취선과 같은 사전 조치, 하인리히법칙과 같은 사전 예방조치, 역지사지와 같은 눈높이 맞추기, 운동하는 게임과 같은 역발상, 핑킹가위와 같은 곡선화, 접이 이동식 침대와 같은 역동성, 사냥 이전에 둥지를 부수는 장산곶매와 같은 과부족 조치, 천장형 에어컨과 같은 차원 바꾸기, 전동칫솔과 같은 기계적 진동, 마사지 의자와 같은 주기적 진동, 365코너 금융으로 서비스하는 유용한 작용의 지속, 샤브집 계란죽과 같은 고속처리, 스탈린에 감히 제안서를 보냈다가 감옥살이 후 트리즈 원리를 창안한 전화위복, 다클릭 상단 노출의 피드백, 음식물 튀기는 걸 방지하는 앞치마와 같은 중간 매개물, 다음 장 뽑히는 휴지대와 같은 셀프서비스, 안전 위해서 카나리아 데리고 탄광에 들어가기와 같은 대체수단, 한지 수의와 같은 일회용품, 버스 안내 정보와 같은 기계시스템의 대체, 신발 먼지떨이와 같은 공기압, 홍차 티백과 같은 유연한 막과 얇은 필름, 이밖에도 다공성 재료, 색상변화, 동질성, 폐기와 재생, 속성변화, 상전이, 열팽창, 산화제, 불활성 환경, 복합재료 등으로 40가지의 원리가 구성된다. 개인적으로 볼 때, 이 40개의 원리는 첫 글자를 따서 평시 발명할 때마다 여러 원리를 동시에 적용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면적으로 볼 때, 세계 107위이며, 인구는 28위의 나라가 오늘날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선 우리 대한민국이 부단히 우수한 발명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기술사업화 시킨다면 세계시장에서 많은 물건과 방법을 생산·사용·양도·대여할 수 있겠다.

우리 대한민국 발명가는 부단히 발명을 해왔고, 세계 특허출원 4위의 국가가 되는 데 크게 이바지 해왔다. 그 지혜를 가열차게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마이클 토마셀로는 말했다. “모든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더 지혜롭고, 다음 세대보다 덜 지혜롭다.” 특허출원 세계 4위인 대한민국의 특허심사관을 과감하게 현재보다 눈에 띄게 더 많이 채용해서 심사적체기간을 현재보다 몇 배 앞당긴다면 기업에서는 빠른 심사로 인해 사업성, 권리성, 시장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 당연하다. 오늘도 특허 고객들은 질문한다. 출원하고나서 얼마나 기다려야 최초 통지(거절 또는 등록)를 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