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1.10.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1.10.20

국민의힘 “설계한 이재명이 범인”

심상정, 경실련 자료 언급하며 비판

양두구육 인형으로 감사 한때 중단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하지만 정의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은 날카로운 질문을 이어가며 대선 토론회를 방불케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20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이익과 관련 “설계한 이재명이 범인”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다만, 대장동 개발 특혜 이익 관련해 이 후보와의 직접적 관련성을 입증하지 못해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도둑질을 교사한 이 후보도 도둑”이라며 “(개발 사업의) 예상 수익금과 기반 시설 투자 여부 등을 조정해 인허가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이 후보는 이미 형평성을 잃고 사업 시행자에게 돈을 만들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용도 변경을 하면 엄청난 개발이익이 생긴다”라며 “그걸 제가 100% 환수하려고 했는데 극렬하게, 다수 의석을 동원해 막은 게 국민의힘”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유 전 본부장의 기획본부장 임명에 개입한 적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도 이 후보는 “10년도 더 지난 일”이라며 “시설관리공단의 본부장 임명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그 인사 결정 절차가 어떻게 됐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그는 “제가 개입할 일은 없지만, 제가 권한이 있으면 사인을 했을 것”이라며 “제가 불법적으로 뭘 했을 리는 없고 인사 절차 자체가 기억이 없다.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도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가 ‘기억에 없다’고만 답변하자 이 의원은 “유동규씨의 이력은 건축설계 사무소에서 운전 경력 2달,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연합회장이 전부”라며 “시설관리공단 임원 자격요건을 따져보니 맞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공석이었는데 행정국장이 대행했다”며 “임명추천위원회 위원장이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이었는데 이분들에게도 언질을 주거나 요청한 적이 없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거듭 “기억이 전혀 없다”며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임원 임명이) 시장 권한이 아니고 임원추천위의 행정국장 소관이었나 본데 그분께 묻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 후보는 ‘유동규가 내 말이 곧 이재명의 말이라고 주민한테 말하는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는 “그런 정도의 영향이 있었으면 제가 사장을 시켰을 것”이라면서 “당시 유동규에게 권한을 줘서 주도적으로 개발하게 하려면 유동규를 사장을 시켰을 텐데 본부장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성남시에 도시개발사업단이 있고, 전문가가 있어서 거기에서 검토 같은 것을 주도적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9.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당 대선주자인 심상정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9.23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 사업의 ‘초과 이익 환수 조항’ 보고 여부에 대해 말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추가 이익 환수조항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는데, 누가 건의한 것인가”라며 대장동 개발 사업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없는 이유를 추궁했다.

김 의원은 “하루 만에 주어를 바꿔 지사답지 않다”고 지적했고, 이 지사는 “언론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했다고 해서 보니까, 삭제가 아니라 협약 과정에서 공고가 끝나고 일선 직원이 했다는 건데, 그때 간부 선에서 채택하지 않은 게 팩트”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민간 개발이익 대해 몰랐다고 하는데, 아는 게 뭐가 있나"라며 "시장으로서 안 게 전혀 없는데 그럼 무능한 것이다. 대통령 후보로 적합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끝까지 배임 혐의를 피하기 위해 측근 아니라는 유동규를 여기서 측근으로 만든다"며 "유동규 차원에서 거절했다면 그가 떠안으라고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민간 초과 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걸 차단함으로써 1조원 가까운 돈을 화천대유에 몰아준 게 결국 지사가 한 것"이라며 "그게 지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배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장동에 대해 본인이 일일이 결재할수있도록 규칙까지 바꿨는데 아는 게 하나도 없나"라며 "그러면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때 무엇을 했느냐"라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이 후보는 국감 진행을 맡은 민주당 조응천 의원에게 “팩트가 아닌 것을 마구 발표하고 국민을 선동하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면서 답변을 못 하게 하는 건 옳지 않다”며 “공격하고 답할 시간을 안 주면 아예 기관 위임사무, 보조사무 말고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오히려 ‘송곳 질문’은 국민의힘이 아닌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게서 나왔다. 심 의원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발표 자료를 근거로 대장동 사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두고 국민의 70%가 이 후보의 책임론을 말하고 있다”라며 “사업계획제안서를 살펴보니 아파트 분양사업을 원칙으로 제안했는데, 왜 택지사업으로만 제한했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산업은행과 하나은행 컨소시엄 등에서 내놓은 자료에는 전망을 아주 밝게 보고 있다”며 “성남시의 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수익 환수 대상을) 택지사업으로 한정한 것 아닌가”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경실련 자료를 근거로 “아파트 분양사업까지 포함하면 1조8천억원의 이익이 났는데, 75~90% 이익이 민간으로 넘어갔다”라며 “큰 도둑에게 자리는 다 내어주고 '이거라도 어디냐' 하는 식으로 (변명을) 하나”라고 질타했다.

이에 이 후보는 “위탁된 사무여서 잘 모르겠다”면서도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지만 공익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다. 부패 설계한 것은 투자자 쪽에 물어보시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아파트 분양사업을 포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2015년에는 미분양이 폭증하고 택지 사업도 적자가 난다고 (국민의힘에서) 성남시 재정을 파탄 낸다고 반대했던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지방 행정사에서 민관합동 개발을 통해 1천억 단위를 환수한 사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심 의원의 질문에 신경전을 이어갔다. 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경실련 발표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반박했다.

문 의원은 심 의원을 향해서도 “경실련의 말도 안 되는 수치를 가지고 국감 현장에 나와서 말씀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며 “팩트가 정리되지 않은 내용을 가지고 전 국민이 보는 국감에서 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심 의원은 “문 의원이 제 질의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통계를 인용하고 국민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은 부당하다”며 “그 점에 대해서는 분명한 사과를 요청한다”고 불쾌한 내색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양의 탈을 쓴 개 인형(양두구육)’을 꺼내들면서 여야 간 고성으로 감사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국감 진행을 맡은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시 마이크를 끄고 양당 간사를 호출했다. 여당 간사인 김윤덕 의원은 위원장석으로 왔으나, 야당 간사면서 개 인형의 당사자인 송 의원은 이에 응하지 않고 항의했다.

조 의원은 “간사 간 합의로 회의장 내 국감 분위기를 방해할 수 있는 피켓이나 물건을 가져오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하며 국감 진행을 요청했다. 여야 간 고성이 오가자 조 의원은 즉시 국감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양당 간사의 협의가 있었고 송 의원이 개 인형을 치우고 감사를 재개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1.10.2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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