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리더는 타고나는가.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리더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만도 아니며 또한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만도 아니다. 리더는 타고난 능력과 후천적 환경에 따라 개발되는 공동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순신은 이 두 가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인물이다. 타고난 영웅은 아니었으나 나이 40이 되어서야 자기의 잠재 능력을 깨달아 영웅이 됐다.

그는 먼저 자신의 케케묵은 생각을 버렸다. 습관도 바꿨다. 그리고 소망했다. 끊임없이 상상하고 고민했다. 혁신(革新)의 과정을 거치고 나니 비로소 성웅(聖雄)이 돼 있었다. 시대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아니다. 자신이 그렇게 만들었다. 책은 평범한 지휘관을 영웅으로 만든 깨달음과 철학을 담았다. 이순신이 남긴 시와 편지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그를 닮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이순신은 어떻게 ‘영웅’이 됐을까. 무엇보다도 그는 화를 승화시킬 줄 알았다. 화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힘이다. 화를 긍정적 촉매로 이용하면 불의를 거부할 수 있고, 불법에 대항할 수 있다. 이순신은 스트레스와 분노 화병으로 몸이 자주 불편했으나 이를 에너지로 치환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이순신의 분노는 보통 사람의 분노, 화와는 달랐다는 것이다. 그는 책임과 의무로 화병에 걸렸고, 또 화병을 승리의 힘으로 활용했다. 한마디로 그는 화를 삭일줄 알았다. ‘삭임’은 소화시키는 것이고 더 나아가 승화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분노와 스트레스, 화병의 원인을 알았고, 분노를 다스렸으며, 삭임을 통해 에너지로 분출시킨 인물이 이순신이었다.

또한 이순신은 30년 동안 방황과 좌절, 갈등과 고통, 시련과 자기 단련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완성했다. 22세 전에는 자신의 길을 찾아 방황했고, 그 후 32세까지는 무인의 길에 들어서기 위해 10여 년을 준비했다. 무인이 된 이후에도 10년 동안 미관말직에서 파직과 복직을 반복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경험해야 만 했다.

저자는 “30년 동안 끊임없이 자신의 목표를 확인하고, 매일 매일 더 나아지려는 노력이 이순신을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박종평 지음 / 스타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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