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카카오·네이버 등 총 16회

‘10大 재벌’은 5년간 無출석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이달 열린 국회 국정감사(국감)에 다시 불려 나갈 전망이다. 이번이 세 번째다. 국내 포털업계의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대표·임원은 김 의장을 포함해 10명이며, 중복 호출을 감안하면 총 16회다.

다만 최근 5년간 ‘10대 재벌 총수’ 중 국감에 나간 이가 없고, 정보기술(IT) 분야 관계자들만 소환해 정치인들이 이들을 ‘상임위 체면치레’ 용도로 부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국회와 IT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김범수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의장은 지난 5일 정무위원회, 7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 출석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의장은 지난 2018년 국감에 한 차례 나왔으나, 올해까지는 나가지 않았다. 카카오 계열사에선 김 의장 3회,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3회, 여민수 카카오 대표 2회,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1회 등 총 9회 호출됐다.

네이버에선 한성숙 대표이사가 6일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감에 출석했고, 오는 20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한 대표는 보건복지위원회 증인으로도 출석 요구받았지만, 이후 철회됐다. 한 대표는 5년 연속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네이버에선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과 한 대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공기중 네이버 부사장, 손지윤 네이버 정책총괄이사 등 계열사 임원 6명이 총 7회(예정 포함) 국감에 출석 요청을 받았다.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이 직장 내 괴롭힘 등 조직문화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이 직장 내 괴롭힘 등 조직문화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IT기업 대표들이 국감에 증인으로 대거 불려 나온 이유는, 이들이 급성장하면서 플랫폼 형태로 골목상권에 침투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노동자에 대한 처우 및 IT업계의 갑질 문화도 국감의 주요 타겟이 됐다.

김범수 의장은 플랫폼과 관련해 5일과 7일에 질문을 받았다. 김 의장은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은 절대로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여돼 있는 사업은 반드시 철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 류긍선 대표는 7일 산자위 국감에서 “카카오T 택시 등 자사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강해지더라도 수수료를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한성숙 대표는 환노위 국감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집중 추궁당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거듭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국감에서 IT업계의 대표들 특히 김범수·이해진 창업자를 국감에 세우려는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의원들의 ‘위신 세우기’ 차원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국감 장인 채택을 논의한 국회 상임위 회의록에선 “다른 위원회에서 이미 채택됐는데 우리가 못하면 체면이 말이 아니다” “어차피 부를 거면 우리 위원회가 불러야 한다” “이렇게 7~8군데서 벌주듯 부르면 국회가 비판받을 가능성이 있다” 등 여러 위원회에서 증인으로 부르는 것을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증인을 부른 정황이 드러났다.

다만 ‘10대 재벌 그룹’에 속하는 대기업집단의 오너들은 국감 증언대에 서지 않았다. 이들은 국감 증인 출석요구를 받았어도, 해외 출장,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출석을 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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