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쇠파이프로 구성된 ‘매스의 내면, 파이프’ ⓒ천지일보(뉴스천지)

‘매스의 내면-전국광을 아십니까’ 전시회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1990년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故 전국광 작가는 매스(mass)에 집중했다. 매스의 정체성이 곧 전 작가의 정체성이었다. 매스는 ‘손에 만질 수 있는 묵직한 물체’를 뜻한다.

지난 7일까지 성곡미술관에서 ‘매스의 내면-전국광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전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다.

전 작가는 매스에 무한한 관심을 쏟아부었다. 매스는 작가 자신을 나타내는 자유로운 객체이자 소재다. 그가 자유로운 매스를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 흔적은 작가노트에서 찾을 수 있다.

“자부하는 몸짓도 수용하려는 몸짓도 한정된 자유 속에서만 허락되는 인간적 타성, 원죄와 같은 섭리하의 인간사-바로 그곳에, 그러한 조건들을 대할 수 있는, 자유가 나는 제일의 자신에 있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중략…) 그곳에서부터 사유는 출발되고 또한 치병의 자유조차 그곳에 숨어 있는 것이다. 나는 도박을 하는 것이다.”

전시된 작품의 특징은 ‘쌓는 것’과 ‘반복’이다. 작가는 무언가를 모으고 쌓는 것으로 계속 반복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질서가 숨어 있고 빽빽해 보이는 동시 비어 있는 여유가 있다. 그래서 전 작가의 작품세계는 ‘매스의 자유로움’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김복영 서울예대 교수는 “전국광은 일찍이 자신을 탐구한 이유는 창조적 자유 문제와 관련해서였다”며 “그가 안타까워했던 것은 자유는 ‘타성’이나 ‘원죄’와 같은 무엇인가에 속박돼 있는 ‘한정된’ 자유였다”고 설명한다.

전국광 작가는 1970년대 초 매스의 관심을 ‘적(積)’ 시리즈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후 ‘매스와 탈(脫)매스’를 거쳐 ‘매스의 내면’으로 범위를 확장시켰다. ‘매스의 내면’은 조형적 실험의 진행형이었다. 이후 어느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남기고 그는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번 전시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작가의 드로잉과 육필 원고 등을 포함해 작품 100여 점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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