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의 아침 시장에서 손님들이 채소를 사고 있다.
[양곤=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의 아침 시장에서 손님들이 채소를 사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가 끝나면서 빠르게 회복되는 수요를 공급·물류망이 따라가지 못해 지구촌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졌다.

1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봉쇄 완화에 따른 수요 급증은 공급 병목 현상과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에 직면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불안감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수년간 가장 급격한 소비자 물가 상승에 대한 각각의 중앙은행의 대처는 다르다.

WSJ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이 38개국 중앙은행을 추적·분석한 결과 이 중 13개 이상 국가 중앙은행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소 1차례 금리를 인상했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이는 서로 다른 반응은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의 추가적인 순환을 가져올지 여부에 대한 견해 차이를 반영한다.

오랫동안 저물가에 시달렸던 대형 중앙은행들과 달리 다른 통화 당국들은 가계가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해 임금 인상이 급증할 위험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저임금 국가에서는 지출의 더 큰 부분이 가장 큰 가격 상승을 본 음식과 에너지 등 필수품에 사용돼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서는 게 더 빠르다는 설명이다.

물가 상승은 지난 3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보였다. 8월까지 세계 생산량의 약 4/5를 차지하는 주요 20개국(G20)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10년 만에 최고치에 올랐다.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G20 중앙은행들은 수요와 공급의 힘이 앞으로 균형을 이루고 인플레이션율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기준 금리를 인상했는데, 특히 브라질과 러시아는 지난 3월 가장 먼저 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달에만 뉴질랜드, 폴란드, 루마니아, 싱가포르 중앙은행들은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인상했으며 칠레 중앙은행은 지난 13일 금리를 2.75%로 1.5%p 인상해 경제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칠레와 마찬가지로 콜롬비아와 페루 등 최근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남미 대부분 국가들도 재빨리 금리를 올렸다. 아르헨티나 내무부는 지난 13일 식품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 속 상점의 1247개 상품에 대해 90일간 가격 동결을 발표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용할 수 있는 근로자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임금과 물가 급등의 위험이 더 크다.

이는 유럽 중부 지역에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데, 부유한 서유럽으로의 이민과 저출산으로 근로자들의 수가 줄어 인건비 상승이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초래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의 예측에 따르면 폴란드의 인구는 2100년까지 5분의 1 이상 감소할 수 있다.

식량과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또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에티오피아 중앙은행은 지난 8월 시중은행 대출 금리를 13%에서 16%로 인상했다.

반면 오랫동안 저물가에 시달렸던 연준과 ECB는 임금과 물가 급등의 위협을 더 낮게 보고 있다.

아시아 대부분 지역에서도 중앙은행들은 경제 회복이 저해될 것으로 우려해 통화 정책을 너무 일찍 긴축하는 데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터키에서는 이번 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 고위 간부 3명을 해고했다. 그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요구해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터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연간 인플레이션은 19.58%로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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