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총국에서 진행된 합동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0.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13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 KBS제주방송총국에서 진행된 합동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0.13

법원 “정직 2개월 정당하다” 판결

윤석열 측 “대장동 의혹 물타기”

與 “尹, 대국민 사과하고 사퇴”

尹, 주호영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

TK 조직 정비‧당심 통합 등 기대

여론조사 비율, 당원‧국민 50%씩

野, 오는 11월 5일 최종 후보 선출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을 대상으로 낸 징계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정치 입문의 명분에 타격을 입었다. 아울러 당 해체 발언도 구설에 오르면서 당심 이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尹 측 “대장동 게이트 물타기”… 항소심 돌입

16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은 윤 예비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받은 징계 처분에 대해 정직 2개월이 정당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징계 사유로 든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주요 사건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배포와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등 3건이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윤 전 총장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1심 판결이 나온 14일 밤 논평에서 “이미 두 차례의 가처분 재판을 통해 ‘법무부 징계가 부당하다’는 결론이 내려진 사안”이라며 “사법부가 이를 정면으로 뒤집는 판결을 내린 것은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물타기에 사법부가 동원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이미 총장직 사퇴로, 재판 결과가 아무런 실효적 영향을 주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왜 이 같은 판결을 한 것인지, 아니면 불순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며 “가뜩이나 이재명 무죄판결이 ‘김만배-권순일’ 간 재판거래의 산물이라는 심증이 굳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사법부의 신뢰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전 총장 캠프는 즉각 항소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힐지는 미지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유승민(왼쪽부터), 원희룡,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0.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유승민(왼쪽부터), 원희룡,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0.15

◆與, 대국민 사과와 후보직 사퇴 압박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에게 후보직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가 정당했다는 판결이 내려졌다”며 “법원은 징계 처분과 관련해 양형의 타당성이 적법하다고 판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에게 대국민 사과와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법원의 판결이 나온 만큼 (윤 전 총장은) 항소를 할 것이 아닌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무소불위, 권력남용, 유아독존 검찰총장이 탄생하지 않도록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은 관련 범죄를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후보는 국민께 사죄하고 후보 사퇴는 물론 정치 활동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며 “현직 검찰총장이면서 치밀한 피해자 코스프레로 문재인 정부에 저항하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를 출마 명분으로 축적해 검찰총장을 사퇴한 후 야당 후보로 변신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법원의 판결을 두고 민주당이 후보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대장동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15

◆커지는 ‘당 해체’ 발언 후폭풍… 당심 이반 우려도

윤 전 총장의 이른바 당 해체 발언을 두고 당 내부에서 비판이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3일 캠프 제주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과정에서 나왔다.

윤 전 총장은 유승민 전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과 대장동 논란을 비교한 발언을 언급하며 “이게 도대체 야당 대선 후보가 할 소리인가”라며 “정말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홍준표 의원을 향해서도 “무책임한 사이다 발언과 건설업자나 좋아하는 이런 공약을 가진 사람이 우리 당에서 지금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와서 여기저기 폭탄을 던지고 다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홍준표 의원은 “들어온 지 석 달밖에 안 된 사람이 정신머리 안 바꾸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한다)”라며 “참 오만방자하고,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는 뭐가 두려워서 등 뒤에서 칼을 꽂느냐”면서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 시절 버릇이냐”라고 일갈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분명한 실언이다. 당원을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당의 최우선 목표는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아닌 정권교체다. 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당 해체 발언은 가장 힘든 상황에서도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당원을 무시하는 발언”이라며 “실언으로 논란이 있을 때마다 오해라고만 언급하고 사과를 하지 않는 모습은 이해가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 선출에는 국민 여론조사 50%와 당원투표 50%가 반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의 실언 논란으로 전통 지지층의 민심 이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15일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주 의원은 2004년 대구 수성구을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지난해 총선까지 내리 다섯 번을 대구에서 당선됐다.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홍준표 의원 등과 함께 당내 최다선 의원이다.

TK(대구·경북) 지역 중진인 주 의원이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하면서 TK의 조직과 민심을 정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투표에 참여할 선거인단 구성을 완료한 국민의힘은 다음 달 5일 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통령 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 및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9.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경선 서약식 및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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