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인선 기자] STX와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 의향을 밝힌 가운데 하이닉스 채권단이 매각 시 구주(보유주식)를 많이 인수하는 입찰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STX와 SK텔레콤은 채권단이 신주 매입실적과 관계없이 구주 인수에만 프리미엄을 주기로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본 입찰 불참 등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하이닉스 매각이 또다시 유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9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하이닉스 최대주주인 정책금융공사를 중심으로 구주 인수 비율에만 입찰자에 프리미엄을 주는 형태의 입찰평가기준 마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하이닉스 이사진이 최근 간담회를 열어 신주 발행을 하지 않는 쪽으로 잠정결론 내렸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어 인수 후보기업들이 동요하고 있다. 이에 하이닉스 관계자는 “자사 이사회에서 이 같은 사실이 결정됐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하이닉스 매각에 전례 없이 신주 발행 카드가 나온 것은 2~3차에 걸친 하이닉스 매각이 무산되면서 채권단이 실질적으로 매각이 어려워진 상황을 타개하는 것이다. 또한 경기 변동성이 크고 막대한 투자가 수반되는 반도체 기업의 특성상 인수자가 인수 후에도 대규모 투자 부담으로 인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을 막아주겠다는 이유에서였다.

해당 기업들은 신주 발행 철회 가능성에 대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거론하며 채권단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앞서 하이닉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SK텔레콤과 STX는 지난달 25일부터 6주간의 일정으로 예비실사에 착수했다.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평가기준을 마련한 뒤 다음 달 9일쯤 본 입찰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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