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와 현대건설 사옥. ⓒ천지일보 2021.6.14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와 현대건설 사옥. ⓒ천지일보 2021.6.14

아파트 건설 현장서 천장 붕괴

노동부 특별 점검 후 사망사고

노웅래 “납득할 수 없는 일”

“점검 위한 안전대책이 문제”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내년 1월부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처벌 1호가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선 노동부의 감독을 받고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윤영준 사장의 ‘현대건설’이 유력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직후 현대건설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원인을 두고 “적발을 위한 점검과 점검을 위한 안전대책이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힐스테이트 홍은포레스트’ 건설 현장에선 미얀마 국적의 40대 외국인 노동자가 작업 중 천장이 무너져 압사했다. 고인은 천장의 콘크리트를 다듬는 작업 중에 이 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건설은 작업 현장에서 최근 3년간 총 20명이 사망해 100대 건설사 중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다. 업계에선 관리 감독의 부재와 근로기준법 위반 사례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현대건설 직원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건설 현장 특성상 관리감독자들이 쉬는 시간에도 공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사망사고도 관리자가 쉬는 시간에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 측은 건설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안전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중대재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중대재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특히 윤영준 사장은 경영 구호를 ‘생명·안전 중시’라고 정했지만, 지난 6월 노동부가 현대건설을 대상으로 진행한 안전보건 관리체계 특별감독에선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301건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안전보건 관리자가 없거나, 추락 방지 조치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곳이 있었고, 안전 비용이 엉뚱한 곳에 사용된 사례도 있었다.

업계에선 현대건설에 안전 관리자가 500명이나 있지만, 이들 상당수가 정규직이 아니고 다른 직군에서 전환 배치된 인력이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한다. 또 행정상 문제가 없도록 서류만 갖춰 놓고 실질적인 점검을 누락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특별감독 이후에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자 “특별근로감독은 사실상 고용노동부가 관리 감독하는 최고 수준의 감독인데, 특별감독 중에도 노동자가 사망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노동부가 제대로 감독을 하지 않거나, 기업이 특별감독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공동선대위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3.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천지일보DB

강부길 한국안전보건기술원 대표는 “적발을 위한 점검과 점검을 위한 안전대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상 건설사들은 노동부의 점검을 대비하기 위해 산안법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데, 그러다 보니 규정에 없는 부분은 소홀하기 쉽다는 것이다. 특히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교육이나 대외 안전전문업체를 고용하는 부분 등은 점검 대상이 아니다 보니 비중을 두지 않고, 점검항목에만 투자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고용노동부에 대해서도 “지금처럼 본사 점검 후 벌금 조치만 하는 것은 해선 기업 면박주기밖에 안 된다”며 “적발을 위한 점검이 아닌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 대표가 안전관리공단 등에서 안전교육을 8시간 이상 이수하는 등 의식개선에 대한 조치가 필수적”이며 “점검 사항의 이행 여부보다 시스템이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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