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온실가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탄중위, 온실가스 감축 강도↑… 선진국으로서 책임

건설사들, 탄소 배출 줄이려 신기술·사업 등 개척 중

배터리 리사이클링, 그린 암모니아, 네거티브 공장 등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탄소중립에 대한 중요성이 정부와 국제사회기구 등을 중심으로 강조되는 가운데 국내 플랜트 업계는 어떤 상황일까.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는 정책역량을 동원해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4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경영계에선 이전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한국이 지난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선진국의 지위를 인정받은 만큼 국제적인 온실가스 감축 문제에서도 선진국으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경영계는 제조업과 중화학이 주력산업인 국내 산업현장 특성상 온실가스를 극단적으로 감축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다.

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플랜트 업계에서도 주요 안건이다.

특히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선진국의 경우 석탄화력발전소를 오는 2030년까지 퇴출하라고 권고했고, 이 외의 플랜트도 온실가스 감축이 없는 한 국제사회에서 ‘기후 악당’으로 지목될 것이 당연시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친환경 에너지 사용량을 늘리거나 2차전지 재활용 등 직·간접적인 탄소 줄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등 신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블랙록, 핌코,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 등 세계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투자기관들도 ‘기후행동 100+’을 통해 탄중위에 구체적 감축 계획을 공개하라는 공식 서한을 보낸 만큼, 정부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국제 동향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본지는 업계에선 어떤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지 주요 건설사들의 사례를 소개하려고 한다.

신상철 GS건설 신사업부문 부사장(왼쪽부터), 이강덕 포항시장,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이철우 경북도시사,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김희수 경상북도의회 부의장(왼쪽부터)이 15일 포항에서 열린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착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GS건설)
신상철 GS건설 신사업부문 부사장(왼쪽부터), 이강덕 포항시장,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이철우 경북도시사,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김희수 경상북도의회 부의장(왼쪽부터)이 15일 포항에서 열린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착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GS건설)

◆에네르마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이란

GS건설은 자회사인 에네르마㈜를 통해 친환경 미래사업인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2차전지 재활용)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배터리 리사이클링이란 사용 후 배터리나 제조 과정에서 나온 배터리 스크랩(금속 제품을 만들 때에 생기는 금속 부스러기)에서 니켈, 리튬 등 이차전지 핵심 원료를 추출·재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전기차 시장이 점점 커져감에 따라 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도 차세대 친환경 산업을 각광받고 있다.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Bloomberg)는 오는 2040년이 되면 신차의 절반 이상과 전 세계 차량 중 3분의 1이 전기차가 될 것이며, 2050년경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은 약 600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SNE리서치는 글로벌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의 규모가 오는 2030년에는 약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업계에선 이를 차세대 사업으로 삼고 연구·개발 및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GS건설은 이번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통해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을 추출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배터리에서 순도 높은 금속을 확보한다면,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와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 진행으로 배터리 소재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친환경 신사업의 한 축으로 성장시켜 ESG 선도기업으로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지속가능경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건설한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 마덴 암모니아(Ma'aden Ammonia) 플랜트 전경. (제공: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이 건설한 사우디아라비아(Saudi Arabia) 마덴 암모니아(Ma'aden Ammonia) 플랜트 전경. (제공: 삼성엔지니어링)

◆벤처기업 투자와 ‘그린 암모니아’ 사업

삼성엔지니어링은 ESG 기반의 비즈니스 수행을 통해, 수익성과 ESG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먼저는 CCUS 및 수소 액화 기술 관련, 기술 개발 및 투자, 사업화 추진 중이며, 협업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 중이다. 올해 3월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하는 투자조합(SVIC 51호)에 300억원을 출자했고. 수소와 탄소중립 분야에 유망기술을 보유한 벤처투자에 투자함으로써 기술을 선점하고 상용화 및 사업화에 나섰다. 4월에는 롯데케미칼, 6월에는 글로벌 에너지 기술 기업 베이커휴즈(Baker Hughes)와 탄소중립 및 친환경 사업 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특히 7월에는 총 18개의 국내 기관∙기업이 참여하는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 암모니아 협의체’에 참여해 암모니아 산업진흥을 위한 정보교류와 기술 개발 협력 MOU를 체결했다.

암모니아는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주목받는 가운데 수소의 주요 이송 수단으로써, 액화수소보다 저장 효율이 1.7배 높아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암모니아를 사용할 경우, 해상 운송 시 3000㎞에서 액화수소 대비 ㎏당 최고 1.2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하수처리시설을 모두 지하화한 ‘용인하수처리장’ 등 그린인프라 사업을 통해 국내 노후 시설의 현대화와 동남아·중동 등의 환경설비 증대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신월성 1, 2호기 원자력 발전소 전경. (제공: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시공한 신월성 1, 2호기 원자력 발전소 전경. (제공: 대우건설)

◆미래 위해 ‘노후 원전 해체’ 분야 개척

세계 여러 나라들이 원자력 발전을 통해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대우건설은 노후 원자력발전소의 설계 수명이 끝나감에 따라 해체 분야를 새로운 시작으로 개척할 계획이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현재까지 건설된 원전는 총 619기로 이 중 166기가 설계 수명 만료에 따라 영구 정지 상태이며, 국내에서도 고리1호기가 영구 정지 판정을 받았다. 또한 현재 가동 중인 453기의 원전 중 가동 연수가 30년 이상 된 원전의 수는 총 230기(51%)로 향후 이들 원전의 해체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원자력은 탄소는 배출하진 않지만, 건설단계부터 수명을 가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에너지원으로 꼽혔다. 특히 수명이 다해도 원자로의 핵연료 연료봉에선 방사능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조치하지 못할 경우 방사능이 누출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미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원전과 관련한 전 분야에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유일의 건설사로 손꼽힌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국내 최초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사업은 총 80만 드럼의 원자력 폐기물을 처분하는 시설의 1단계 사업으로 10만 드럼 규모의 동굴처분 방식의 고난도 건설공사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원전 해체 분야는 안전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글로벌 원전 실적사와 협업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가 국내 최초로 탄소 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적용할 대산파워 바이오매스 에너지 설비. (제공: DL이앤씨)
DL이앤씨가 국내 최초로 탄소 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적용할 대산파워 바이오매스 에너지 설비. (제공: DL이앤씨)

◆탄소 포집 통해 국내 최초 ‘네거티브 공장’

DL이앤씨가 국내 최초로 탄소 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대산파워가 발주한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공장 건설공사의 낙찰의향서를 받으면서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산파워가 운영 중인 충남 서산시 대산읍 소재 바이오매스 에너지 설비에 탄소 포집 및 활용 공장을 건설하는 공사다.

바이오매스 에너지란 연료인 우드칩(나무조각)을 연소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바이오매스는 추가적인 탄소 배출이 없는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

DL이앤씨는 바이오매스 배기가스에서 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BECCU(Bio Energy Carbon Capture Utilization) 설비를 통해 탄소중립을 넘어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할 계획이다.

프로젝트에 따르면 해당 공장에선 연간 14만 6000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이후 압축과 정제 과정을 통해 순도 99.9% 액체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며, 이는 반도체 세정제, 소화기, 의료 용품, 용접 용품, 드라이아이스 등 국내 탄산 수요처로 공급될 예정이다.

공사는 오는 4분기부터 기본설계를 시작해 2023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이번 공사는 탈탄소 공장의 기본설계부터 시작해 성능 보증까지 100% DL이앤씨만의 기술력으로 이뤄진다. DL이앤씨는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미래사업으로 부각되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공정에 대한 토털 솔루션 제공 업체로 지위를 공고히 다진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하는 공사를 우리의 기술력으로 완성하는 뜻깊은 프로젝트”라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탄소 포집, 활용 기술을 성공적으로 상용화하고 더욱 발전시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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