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송영길 당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과 함께 11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송영길 당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과 함께 11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11

‘국힘 게이트’로 규정해 역공 나서

의혹 확산하면서 막판 경선에 영향

 

무효표 처리 논란에 이낙연 반발

이낙연측 “결선투표 꼭 진행해야”

 

20·30 여성 비토 정서도 극복과제

文정부와 차별화 여부 고민 지점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로 결정됐지만, 향후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권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고리로 집중 공세에 나섰고, 이낙연 캠프와의 ‘원팀’ 구성 역시 험로를 걷는 분위기다.

◆‘대장동 의혹’ 중심에 선 李

12일 여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본선에서 대장동 의혹의 최대 파고를 넘어서야 한다. 대선 정국의 최대 현안이 대장동 의혹이라고 할 정도로 관련 의혹이 확산하는 기류다. 이 후보도 대장동 의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일 공개된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62.37%를 기록해 압승을 거뒀다. 반면 당초 56%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이 후보는 28.3%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1~2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후보가 과반 압승을 거뒀던 결과와는 판이하게 다른 것이어서 대장동 의혹 파장에 따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을 단군 이래 최대의 이익환수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발 나아가 ‘국민의힘 게이트’란 프레임을 앞세워 역공에 나섰다. 하지만 검·경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란 점에서 이 후보와의 연관성이 드러날 경우, 후보 사퇴론까지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야권은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정조준했다. 이번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도 ‘대장동 국감’이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파상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게이트를 둘러싼 사건의 실체와 ‘몸통’이 명확하게 규명돼야 한다”며 “이 지사 스스로 밝힌 대로 진실 규명에 협조하고, 수사를 통해 진실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의 지사직 사퇴 시한은 대선 90일 전인 12월 9일이다. 이 후보는 지사직 사퇴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만약 지사직에서 사퇴하지 않는다면, 18일과 20일 경기도 국감에서 야당의 파상공세를 막아야 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의 배경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의 배경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11

◆‘원팀’ 체제 가능할까

결선투표를 주장하는 이 전 대표와 ‘원팀’ 체제를 구성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후보는 10일 서울 지역 순회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50.29%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했다. 하지만 정세균·김두관 후보의 사퇴 전 득표수인 2만 9399표를 유효투표수로 처리한다면, 이 후보의 득표율은 49.32%로, 과반 득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이낙연 캠프는 “당헌당규를 제대로 적용하면 이 후보의 득표율은 49.32%이며, 과반에 미달한 것”이라며 “당헌당규에 따라 결선투표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두고 사실상 경선 불복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 측은 당 지도부에 즉시 최고위를 소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낙연 캠프는 1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 이의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반면 송영길 대표는 “이재명 후보를 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다”며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이 후보 측의 이의 제기를 일축했다. 그렇지 않아도 경선 과정에서 ‘명낙대전’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서 무효표 처리 논란이 지속될 경우 ‘원팀’ 구성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기 합동연설회(3차 슈퍼위크)에서 59.3% 득표로 압승을 거둔 후 이낙연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기 합동연설회(3차 슈퍼위크)에서 59.3% 득표로 압승을 거둔 후 이낙연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9

◆20·30과 女표심 확보 관건

이 지사는 ‘여배우 스캔들’과 ‘형수 욕설’ 논란 등도 극복해야 한다. 이는 이 후보의 도덕성 논란을 야기하는 요소인데다, 20·30 여성의 비토 정서를 촉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는 남성과 40·50대로부터 적극 지지를 받는 반면 여성과 20·30대로부터의 지지는 약세다.

형수 욕설 논란은 특히 본선에서 야권의 집중적인 공격 지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은 “본선 시작 사흘 동안 이 지사가 말한 (형수) 쌍욕을 틀면 그냥 선거가 끝난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록 단번에 해소할 수 없지만, 이재명답고 실사구시적이며, 청년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정책과 신뢰의 행동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여성단체 등에서 공공의 적처럼 비난을 받는 것으로 안다. 이를 어떻게 해소해야 여성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권교체 여론 극복해야

이 후보는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는 흐름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의 성격에 대해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정권교체’란 응답이 51.5%를 기록했다. ‘정권재창출’이란 응답은 39.7%였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8.8%였다.

이런 정권교체 여론을 극복하기 위해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차별화에 나서는 순간,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등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대선 본선은 기존 지지층을 뛰어넘어 중도층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다. 따라서 차별화 행보를 보이지 않을 경우,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이 후보가 경선 기간 지지율 25~30%의 박스권에 갇혀 컨벤션 효과를 거두지 못한 데 대해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당기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정치지형이 야당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위해선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통해 정권교체 여론을 극복하고 확장해야 한다”며 “너무 세게 나가면 문 정부 핵심 지지층이 반발할 것이다. 질서 있는 차별화를 잘 할 수 있느냐가 과제”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이 후보의 ‘기본정책’ 시리즈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증세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쉽지 않고, 재정 건전성 우려가 있다는 점 등으로 야권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 전 도민 재난 지원금을 두고선 야권이 ‘포퓰리즘’으로 규정해 공세에 나섰다.

한편 역대 경기지사의 대선 도전사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재명 지사 이전 5명의 전임 민선 지사 가운데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남경필 등 4명이 대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이 지사가 대장동 의혹의 파고를 넘어 대선 승리를 거머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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