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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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은 코로나19로 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에는 백신보급이 확대되면서 한국 수출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금년 11월부터 백신 보급이 70%가 넘게 되면서 정부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게 된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으로 무역 의존도가 65%로 세계 2위다. 무역의존도는 (수출+수입)/GDP이다. 우리나라는 홍콩을 포함하면 중국 수출의존도가 35%다. 미국 12%, 일본 5%에 비하면 매우 높다.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까지 중국의존도를 낮춰야 하는가. 어떠한 방법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장기 플랜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결책은 다른 나라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했는가 알아봐야 한다. 한국경제를 지속가능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역확대와 다변화는 매우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제조업 강국이다. 한국보다 제조업을 잘하는 네 나라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준으로 세계 5위이고, 교역기준으로는 세계 10위다.

한국은 제조업이 매우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한국에 유학 온 중국인 유학생은 7만명 정도 된다. 우리나라에 있는 전체 유학생의 약 55%가 중국인이다. 높은 중국의존도는 기업과 대학이 비슷한 상황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대안을 마련한다면 오히려 한국경제에는 좋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첫 번째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현재 35%인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를 세계 수출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인 12%로 낮춰야 한다. 중국의 GDP는 16억 달러로 전 세계 GDP의 16%를 차지한다. 세계 인구에서 중국 14억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8%다. 2003년 사스 사태 때 중국의 세계 GDP 비중은 4%였지만 지금은 4배나 성장했다. 2008년 한중 FTA 이후 한국의 중국의 의존도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 60%를 중국이 차지한다. 2021년에도 한국의 반도체 수출 총액 중 상당부분을 중국에 수출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12%까지 낮춰야 한다.

두 번째는 공급망과 교역 다변화로 장기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 대안은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과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 등이다. 2005년에 일본은 중국과 센카쿠 열도 분쟁을 겪었다. 당시 중국은 일본에 대해 희토류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일본은 중국에 전적으로 희토류 수입을 의존하다 큰 위기를 겪었다. 일본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자, 미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로부터 희토류 수입을 다변화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했다. 대만 역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지만, 다변화로 위기를 극복했다. 한국도 일본과 대만처럼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고 다변화를 해야 한다. 한국은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과의 교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미 삼성과 LG의 핸드폰과 가전은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다. 아세안의 평균연령은 약 33세로 가장 젊다. 중국과 교역을 줄이고, 아세안으로 다변화를 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세 번째는 국산화를 통해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이 반도체 재료 세 가지 품목 수출을 규제하자, 대안으로 국산화와 다변화로 극복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던 반도체 재료 부족사태를 스스로 극복해냈다. 불화수소와 에칭가스 등 세 가지 품목 부족사태를 한국 중소기업 제품 개발과 다변화로 극복했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이 상당히 취약한 국가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고용의 88%를 차지하고 생산의 55%를 차지한다. 독일과 일본이 소재와 부품산업에서 강한 이유는 중소기업을 육성했기 때문이다. 두 번의 전쟁을 치른 독일과 일본은 소재부품 산업에서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선도국가가 됐다.

다품종 소량 생산인 소재부품산업을 대기업이 할 수는 없다. 한국도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압축적인 성장을 통해 일본과 독일을 많이 따라왔다. 2020년 말 기준으로 한국의 수출은 약 720조원, 일본의 수출은 850조원이다. 한국의 수출액과 일본의 수출액 차이가 약 130조원에 그친다. 한국의 1인당 수출액은 일본 1인당 수출액의 2배가 넘는다. 수년 내에 한국 수출액은 일본을 넘어선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자동차와 가전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반도체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생산라인을 멈추고 있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 등에서 봤듯이 우리나라도 공급망을 다변화해 두지 않고, 하나의 기업, 하나의 국가에 부품을 전적으로 의존하다가 큰 위험에 처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역시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이다. 이 같은 사태는 언제든지 다시 반복될 수 있다.

부품을 전적으로 한 기업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다변화와 국산화 등을 구축해 둬야만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좋은 계기가 돼야 한다. 역설적으로 위기는 기회다. 코로나위기가 한국경제를 더 튼튼하게 하고 세계 최고의 제조업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언제나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다변화와 국산화로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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