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 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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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12.7%다. 코로나19 이후 최고의 기록이다. 급격한 해외 수요의 결과이다. 기저효과도 있다. 미국과 서방 한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당연히 교역이 증가했다. 대외무역이 중요한 중국에서 외적 요소는 내적 요소보다 아직까지는 성장세의 중심을 차지한다.

국내적으로 31개 성 중 20개 성의 제한 송전과 정전사태가 있었다. 전국적 현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의 포항제철, 삼성 등 글로벌기업의 공장도 원치 않는 휴업을 가졌다. 제조업의 본산인 남쪽의 성들이 주로 영향을 받고 있다. 홍콩과 붙어있는 광둥성 그리고 저장성 장쑤성은 개방개혁이 시작된 이래 줄곧 중국제조업의 해외 전초기지를 자랑하면서 산업을 이끈 곳이다. 이것은 단숨에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정부의 에너지 감축 목표 -3% 달성을 위한 송전 제한도 있다.

그러나 50%를 차지하는 호주에서의 석탄 수입 상반기 제로와 연이어 발생하는 산시성 일대의 60여개 탄광 일부 사고가 낳은 점도 부인 못한다. 경제 규모가 나날로 커지면서 전력 수요는 증가했지만 이에 맞춰 풍부한 전력산업에 전략적 투자 미비도 한몫하고 있다. 내년 3∼4월까지 길게 향후 5년까지 전력문제는 해결되기 쉽지 않다는 보고서가 나온다.

산업의 동맥인 전기가 없으니 한두가지 문제가 아니다. 3•4분기 경제성장률이 불가피하게도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01∼0.15%가 낮아질 것이다. 공장가동 제한은 당연히 생산량 감축이 동반돼 성장률 예측치를 낮추게 됐다. 올 전망치 8.2%에서 7%대로 떨어질 것으로 속속 나온다. 이것도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해 낮은 수치가 아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네이버 카카오톡 같은 데이터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16억 5000명의 모바일 가입자를 자랑한다. 인터넷 가입자도 어림잡아 10억명은 된다는 통계가 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의 성장을 동인한 주요 요인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는가. 대부분 미국 시장에 상장했다. 데이터를 불공정하게 쓰고 있다고 제재 받은 디디추싱, 독과점 산업을 했다고 낙인찍은 알리바바, 그 밖에 교육 부동산 고탄소 배출 산업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댔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에 대한 대대적 규제는 역설적으로 월가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미국 투자자 부가 단숨에 날아가니 중국은 오히려 즐기고 있다. 이번에 6곳에 대한 제재는 중국 GDP 2.3%에 달한다. 반독점법, 노동자보호법, 네트워크 보안법이 주로 적용됐다.

제재로 주가가 80%까지 빠진 기업도 있다. 게다가 시멘트 산업국가라고도 불리는 부동산의 국가이기도 한 중국의 최대 부동산그룹 헝다의 파산도 뒤를 잇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는 대담하다. 모든 계획을 가지고 하고 있다는 자세다. 배터리, 첨단소재, 반도체, 우주항공, 보안산업, 전기차에 대한 적극적 투자추진으로 만회하고, 지속적으로 국내시장의 파이를 더 키워나갈 원대한 종합국력 강화 계획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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