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전세금 2877억원 못 받아
서울 강서·양천 등 빌라 밀집지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소위 ‘갭 투기꾼’에게 전세금을 되돌려 받지 못한 피해자 3명 중 2명은 2030 청년 임차인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평균 피해액은 약 2억원에 달한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1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집중관리 다주택채무자 현황’에 따르면, 수백억원대의 전세 보증금을 ‘먹튀’하고, 연락두절 등 상환 의지조차 없는 악성 임대인, 갭 투기꾼이 현재 129명(8월 기준)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보증금 미반환 사례는 2160건에 달하며, 세입자의 피해액만도 4284억원에 이르렀다.
이들에게 피해를 당한 임차인 중 2030세대는 1459건으로 67.6%를 차지했다. 피해 보증금 또한 2877억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67.1%였으며, 평균 피해액은 1억 9718만원이었다.
30대의 경우, 피해건수 1168건, 피해금액 2318억원으로 전체 연령대 중 피해 빈도와 규모 모두 최다였다. 20대는 291건 559억원, 40대는 443건 874억원을 갭투기꾼에게 사기당했다.
청년 임차인 중 최고 피해액은 ▲서울 관악구 전세 4억 9000만원(30대) ▲경기 일산 서구 전세 4억원(30대 3명) ▲인천 남동구 전세 3억 8000만원(20대) 등이다.
청년 세입자의 갭투기 피해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 강서구’로 빌라가 많은 곳을 위주로 30대 413건, 20대 85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양천구 신월동은 빌라 무갭투자가 빈번하며, 30대 126건, 20대 21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외에 ▲경기 부천 ▲서울 금천구 ▲구로구가 뒤를 이었다.
한편 악성 임대인 129명 중 현재 미회수 채권이 가장 많은 사람은 이모씨로 전세금 281건 570억 2000여만원의 사고를 일으켰다. 이어 진모씨는 183건 340억 8000여만원, 정모씨는 108건 241억 6000여만원 등이었다.
김상훈 의원은 “HUG의 통계에 잡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보증보험에 의해 추후 대위변제라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 조차 들지 못해 경매와 가압류 등의 불편과 고통을 겪는 청년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향후 갭투기꾼 공개법 등을 마련, 계약전에 임대인의 위험도를 인지하고,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