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에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손팻말이 붙어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1.10.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에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손팻말이 붙어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1.10.5

국가 운영과 정책 되돌아보는 국정감사

매일 이어지는 대장동‧고발 사주 신경전

민생‧정책 국감 만든다는 약속 깨져

코로나19로 서민은 처절한 몸부림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 국정 운영에 대한 검증은 사라지고 대장동 의혹 관련 여야의 공방만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감인 만큼 국정 운영의 총체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장동 이슈가 모든 것을 덮었다는 비판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지난 1일과 5일 진행된 국감에서는 대장동 개발 의혹을 둘러싼 피켓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파행을 빚었다.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진행된 법사위와 정무위, 교육위 등 7개 국정감사장에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감과 관계없는 피켓을 붙이고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피켓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 진행된 국감도 마찬가지였다. 여야는 이날 12곳 상임위에서 감사를 진행했는데, 곳곳에서 파행을 빚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등의 피켓을 내걸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피켓을 떼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충돌이 되풀이됐다.

이번 국정감사를 앞두고 내년 대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대장동 의혹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여야 간 신경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국감 이전부터 여당은 유력 후보를 방어하기 위해, 야당은 여당 유력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해 곳곳에서 충돌해 왔기 때문이다.

대장동이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이제 시작된 만큼, 현실적으로 새로운 팩트나 증거 제시가 어렵다. 그렇다면 최소한 자신에게 주어진 질의 시간에 국민들이 정말 궁금할 만한 내용을 대신 물어봐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1.10.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6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1.10.6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국감에서는 질의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주장하거나 날카로운 질의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는 모습보다는 감정을 앞세워 호통을 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의원들은 각각 상대 당의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의혹의 사실관계를 나열하는 데 소중한 질의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이 반복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국민이 보기에는 여야 모두 정책 검증이나 국정 평가 대신 대장동과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정쟁만 일삼고 있다는 인식이 짙어지고 있다. 예전과 달리 국민은 TV와 인터넷 뉴스, 유튜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련 의혹에 대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국정 운영을 점검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진행하는 국정감사를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난이 거세다. 여야는 논평 등을 통해 정쟁 없는 민생 국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다만, 그것이 민생 현안을 모두 제쳐두고 몰두해야 할 일인가.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서민층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하고 있다.

대장동·고발 사주 의혹의 진상규명은 검경에 맡기고, 정치권은 국감을 통해 민생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0.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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