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누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70만명을 넘기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역대 최악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기록되게 됐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사망자가 거의 70만명을 넘겼다며 몇 달 전 백신이 미국인에게 대거 보급될 때만 해도 이런 사태를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존스홉킨스대학의 데이터를 보면 이날 기준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사망자는 69만9천943명으로 70만명에 약 60명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다.

70만명은 미국 전체 인구 3억3천140만명(미 인구조사국 기준)의 0.21%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뒤 미국인 500명 중 1명이 이 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셈이다.

미국에서는 6월 말부터 '델타 변이'로 인한 4차 재확산이 시작하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그 결과 코로나19 사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팬데믹이 됐다고 NYT는 지적했다.

누적 사망자가 이전까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팬데믹인 1918∼1919년 스페인 독감 당시의 사망자 약 67만5천명을 추월한 것이다.

미시간대학의 의학 역사학자 하워드 마클은 "이 델타의 유행은 백신 미(未)접종자들을 뚫고 지나갔다"며 백신이 광범위하게 보급된 뒤 발생한 죽음은 "전적으로 필요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6월 중순 이후 나온 사망자만 거의 10만명에 달한다. 이는 모든 성인에게 백신 접종 자격이 주어진 4월 중순에서 두 달이 지난 시점이다.

NYT는 "미국은 풍부한 백신 공급을 가진 국가 중 최근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석 결과 최근 석 달 반 새 나온 사망자는 그 이전의 사망자와 양상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최근 사망자는 백신 접종이 뒤처진 플로리다·미시시피·루이지애나·아칸소 등 미국 남부에 집중됐고, 연령대도 종전보다 더 젊었다.

일례로 연령대별로 봤을 때 55세 이하 인구 집단에서는 팬데믹 이후 8월에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코로나바이러스가 파도처럼 몰려들었다가 나가기를 반복하면서 사망자 발생 속도도 빨라졌다 느려지기를 거듭했다.

NYT 통계에 따르면 작년 2월 29일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뒤 누적 사망자 10만명에 도달할 때까지는 89일이 걸렸다.

여기에서 다시 20만명 까지는 118일, 30만명이 될 때까지는 83일이 각각 걸렸지만 40만명, 50만명이 되는 데는 불과 36일, 3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때가 바로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절정에 올랐던 지난 겨울이다.

50만명에서 60만명으로 가는 데는 114일이 걸렸다. 이때는 백신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던 시기다. 1일 70만명을 돌파하면서 107일 만에 10만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게 됐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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