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대한민국 정치사는 DJ와 YS를 빼놓고는 논할 수 없다. 동시대에 태어나 같은 시기에 정치에 입문한 두 사람은 반세기 동안을 라이벌 관계로 지냈다. 그들의 관계를 유심히 살펴보면 마치 변주곡을 듣는 듯한데, 두 사람은 붙었다가 나뉘고 보듬다가도 으르렁거리기를 반복했다. 이 책은 양김이 민주화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한나라의 수장이라 불리는 대통령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를 가감 없이 설명하고 있다.

책은 이승만 시대부터 양김이 정치에 입문했던 시기,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시대를 양김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묘사한다. 특히 책은 양김과 관련된 잘 알려지지 않은 얘기를 담아 사유의 지평을 확장시켜준다. 사회 전반을 흔든 빅 이슈, 국내외 정치사회 변화상 등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돼 한 편의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든다.

저자는 제3장 ‘전두환 시대’ 편을 통해 이 글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DJ와 YS의 비교를 가미한다. 두 인물의 특징을 한눈에 꿸 수 있어 꽤 흥미롭다.

# 머리 vs 머리
DJ가 머리가 좋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 일본어 영어, 철학, 경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해박한 지식을 축적해 놓았다. 물론 그의 지식은 독서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YS는 어떨까? 의외로 똑똑하지는 않다. 그는 오랜 세월을 투쟁에 몸담아 왔기 때문에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핑계라고? 이십대 중반부터 국회의원을 지냈으니 당연한 얘기다. 대신 직감과 돌파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가 대통령에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논리와 직관 
DJ는 사람들에게 머리 좋은 것 이상으로 논리적이었다. 저자에 따르면 성격도 약간 까칠해서 싫어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였단다. 반면 YS는 직관적인 스타일이었다.

한마디로 DJ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을 하는 심사숙고형이었고, 직관을 활용하는 YS는 즉흥적이었다.

재밌는 점은 상대방의 장점을 칭찬할 때나 단점을 꼬집을 때에도 DJ는 긴 시간을 생각해서 파트를 나눠 말했고, YS는 즉석으로 생각도 않고 바로 답했다는 것이다.

#화법
저자에 따르면 DJ는 참 말이 많았다. 말을 독식하는가 하면 워낙 논리적이어서 상대방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YS는 말을 잘 못했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을 잘 들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YS는 경청을 잘하고 의리가 있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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