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오십억 게임’ ‘화천대유하세요’라는 웃지 못할 유행어가 등장할 만큼 지금 국민의 상실감과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심지어 50억원을 받았다는 곽상도 의원의 아들을 부러워하며 청년들은 좌절하고 있다.
대장동에 묻혔던 국민의 피 같은 돈이 일부 설계자들의 ‘돈잔치’로 흘러간 것은 아닌지 화천대유 ‘대장동 게이트’는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건에 지자체, 정계, 재계, 법조인들이 한통속이 돼 어떠한 실익과 특권을 누렸는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박영수 전 특별검사, 강찬우 전 검사장, 이경재 변호사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특급 법조인’들이 왜 화천대유에 연관이 돼 있는지, 법률고문단과 관련해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국민들은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화천대유 내부에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다는 금융당국의 통보를 받고 내사에 착수한 지 다섯 달이 지난 만큼 늑장 수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수사기관은 화천대유가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었는지, 정치권 로비가 있었는지,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왜 퇴직금을 50억원이나 줬는지, 박 전 특검의 딸이 어떻게 대장동의 아파트 1채를 분양받았는지, 빌린 회삿돈을 어디에 썼는지, 관련자들은 어떤 특혜를 누렸는지 등 수많은 의혹들에 대해 낱낱이 밝혀야 한다.
화천대유라는 회사는 출생부터가 석연치 않다. 걸음마 수준이었던 회사가 어떻게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시행을 위해 수백억원의 자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아닌 민간사업자가 시행을 맡게 됐는지, 정책적, 설계상에서 이익을 누릴 수밖에 없던 규제의 허점을 치밀하게 노렸는지 등 구린내가 진동하고 있다.
김만배씨가 주장한 당초 모든 직원은 퇴직금으로 5억원씩 계약했다는 말도 국민들은 납득하기 힘들고 특히 곽상도 의원 아들 의혹에 대한 경우는 많은 청년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공권력을 사유화한 세력이 초법적 권한 행사로 국민의 신뢰를 앗아간 ‘게이트’일지도 모른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특권층은 상상할 수 없는 큰 이득을 봤고 코로나19로 하루하루 버티기 힘든 자영업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고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액수를 받고 특혜를 누렸다는 사실에 대해 영끌, 빚투하는 청년들은 자괴감이 든다고 말하고 있다.
영화 아수라를 연상시키는 스토리가 현실에 나타난 것은 아닌지, 죽자고 일해도 사회에는 절대 닿을 수 없는 계급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이번 사건의 설계자가 누구인지 국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