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26일 독일 연방하원 선거에서 선두를 차지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은 사회민주당의 총리후보 올라프 솔츠 현 재무장관이 선거구인 베를린 포츠담에서 투표하고 있다.
[AP/뉴시스] 26일 독일 연방하원 선거에서 선두를 차지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은 사회민주당의 총리후보 올라프 솔츠 현 재무장관이 선거구인 베를린 포츠담에서 투표하고 있다.

독일 연방하원의 총선이 26일 실시돼 오후6시(한국시간 27일 새벽1시) 투표 마감 서너 시간 후면 새 국회의 정당별 의석 수를 알 수 있다.

16개주의 총인구 8350만 명 중 18세 이상 6040만 유권자 표심을 아는 데는 예년처럼 반나절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독일 분데스탁(하원)의 특징은 개표 전까지 각 정당 의석 수가 아니라 '전체 하원' 의석 수를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직접선거의 독일 연방하원(분데스탁) 의석 수는 같은 직선의 한국 300석, 미국 435석, 영국 650석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고 유동적이어서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 있다.

한국이나 미국, 영국 식으로 표를 계산한다면 분데스탁의 정원은 소선거구로 뽑히는 299석의 배인 598석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예를 들면 앙겔라 메르텔의 3번째 집권 총선이었던 2013년 선거는 당선자 발표와 동시에 631석의 하원 총의석 수가 정해졌고 4년 후의 2017년 선거개표를 통해 확정된 의원 수는 709명이었다.

꼭 4년 전인 직전선거 개표 즉시 확정된 의석 수가 598석보다 무려 111석이나 많았던 것이다.

독일 하원 선거투표는 소선거구 후보에 대한 투표와 정당에 대한 투표 등 유권자가 두 장의 투표지에 기표를 해야하는 복합식으로 한국과 같다. 그러나 한국처럼 정당투표 비례로 뽑히는 의원 수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우리처럼 의원 정수를 시멘트처럼 고정한 뒤 소선거구 당선자를 뺀 만큼만 비례대표 의원이 생겨나는 않는다는 것이다.

해산되는 분데스탁의 709명 의원 중 소선거구 299명을 빼고 나머지 410명이 비례대표다. 숫적으로 비례대표 의원 비중이 엄청 높다. 당연히 독일 총선의 2장 투표지 중 정당에 대한 투표, 그 표심이 훨씬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어디보다 논리적인 국가여서 그런지 모르나 독일은 총선에서 영미 식의 '승자독식'을 막고 최대한 의회의 '운동장'을 정당에 대한 표심을 충실히 반영해 평평하게 만들고자 한다.

의원 정수에 연연하지 않고 비례대표를 정당 투표 비중에 확고하게 연기시키려는 것이다. 예컨대 선두 정당이 소선거구에서 110석을 확보했는데 정당투표에서 100석에 그쳤다면 이 당이 10석을 민심보다 과하게 가져갔다고 보고 다른 모든 정당도 그 비중만큼씩 의석 수를 늘려준다.

2017년 경우 메르켈의 기독민주당은 소선거구에서 득표율 30.2%로 299석 중 185석을 차지했는데 정당 투표에서는 26.8%에 그쳐 비례 의원 15명만 할당되었다. 정당투표율 34.1%를 얻었던 2013년에 비해 총의석수가 65석이나 줄었다.

제2당인 사회민주당은 소선거구 일반투표서 24.6%를 얻고도 소선거구 59석만 확보했다. 그러나 정당투표율이 20.5%로 이전보다 5%포인트나 하락한 상황에서 비례의원 94명을 배당받았다. 하원 전체 의석수가 111명이 늘어날 때 사민당은 40석이 줄었으나 비례대표 때문에 그 폭이 이 정도에 그친 것이다.

올 총선에서 확정되는 하원 의석 수는 이번에도 100석 정도 늘어나 800석이 넘을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의석배분을 위한 정당투표율 하한선 5% 때문에 이렇게 의원 수가 급증하게 된다.

2017년 총선에서 극우당 독일대안당은 정당투표율 12.6%를 차지해 비례대표 91석을 얻었다. 4년 전에는 4.7%로 간발의 차로 단 한 석도 배당받지 못했다. 독일대안당은 소선거구에서 3석을 추가했는데 대안당의 94석 중 91석은 순전히 새로 생겨난 하원 의석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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