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오징어게임)
(출처: 오징어게임)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잇단 논란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홍보를 위해 설치했던 팝업 세트장은 방역수칙 위반 논란에 조기 철수됐고 드라마를 통해 실제 사용되는 전화번호가 노출돼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측은 용산구 이태원역 지하 대합실에 마련한 세트장 ‘오겜월드’ 운영을 전날 종료했다. 당초 다음날까지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방역수칙 논란이 일면서 조기 운영 종료가 결정됐다.

오겜월드는 드라마 속 일부 장면을 본떠 게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세트장이다. 넷플릭스 코리아 측이 드라마 홍보를 위해 이달 초부터 운영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드라마가 공개되고 인기가 많아지면서 방문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충분한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방역수칙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홍보업체에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허가했고 공사도 매일 소독과 방역을 했다”며 “생각보다 드라마 인기가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몰리면서 조기 철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드라마 속에서 노출된 번호로 일상 생활이 불가능한 피해자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극 중 인물들이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여하게 되는 과정에서 노출된 전화번호가 실제로 사용되는 번호인 탓이다.

해당 번호는 8자리의 번호로, 이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걸면 010이 자동으로 붙어 전화가 연결된다. 이에 오징어 게임을 시청한 많은 이들이 이 번호로 전화를 걸어 실제 번호 주인에게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피해자 A씨는 10년 이상 같은 번호를 사용해왔지만 드라마에서 번호가 노출되면서 하루에 4000건 이상의 연락이 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문제는 노출된 번호가 영업용 휴대전화 번호인 만큼 바꾸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제작사에서는 “나간 것은 어떻게 할 수 없고 의도치 않은 부분이라 번호를 바꾸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후 제작사는 피해자에게 번호를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100만원 정도 피해보상을 얘기했고 이후 지난 24일 500만원에 합의를 보자고 언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비슷한 번호를 가진 B씨도 고통을 호소했다. B씨는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명함 번호랑 제일 뒷자리 숫자만 비슷하게 다른데도 사람들이 잘못 보고 계속 전화가 온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이에 따라 네티즌 사이에서 “자기들이 번호를 노출하고 사용자에게 번호를 바꾸라니” “드라마에서 번호를 확대해서 보여주길래 실제로 있는 번호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등 드라마 제작사에 대해 지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9회 분량의 드라마다. 배우 이정재가 주연을,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의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각각 맡았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17일 공개된 이래 미국과 전 세계에서 넷플릭스 톱 10 TV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서도 ‘오늘 한국의 톱 10 TV 프로그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