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68명의 영웅들이 70년 만에 대한민국으로 귀환한다. 한미 양국이 22일 오후 3시(현지시간) 하와이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 19격납고에서 유해 상호 인수식을 가졌다. 봉환을 기다리던 국군전사자 유해 68구와 미군 유해 6구를 서로 인계하는 행사다. 이날 68구의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장병은 고 김석주 일병과 고 정환조 일병뿐이다. 이들은 한국전쟁 당시 카투사에 복무하던 중 장진호 전투에 참여했다가 전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유해는 일단 대한민국으로 봉환된 뒤에 다시 신원 확인에 들어 갈 것이다.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의 가장 치열했던 전투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남북이 분단되는 바람에 이 전투에서 전사한 우리 영웅들에 대한 유해 발굴이 제대로 이뤄지질 못했다. 이번에 귀환하는 두 장병을 비롯한 유해 68구도 북한이 단독으로 유해 발굴을 해서 미군 유해와 함께 하와이로 송환된 뒤 다시 신원 확인을 거쳐 한국군으로 판명돼 대한민국의 품으로 귀환하게 된 것이다. 늦었지만 그나마 참으로 자랑스러운 영웅들의 귀환이다.

하와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하와이 이민세대로서 최근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공적이 확인된 고 김노디 지사와 고 안정송 지사에게 훈장도 추서했다. 이들은 일제 치하의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일제의 만행을 폭로하거나 독립자금을 모금했으며 대한민국 독립을 호소했던 애국지사들이다.

잘 알려진 대로 하와이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중요한 해외 거점지역이었다. 특히 문 대통령도 직접 언급했듯이 가난과 차별의 설움 속에서도 견디기 힘든 노동을 감내해야만 했으며,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품삯의 일부를 모아서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던 우리 동포들이었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치열한 현장이었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하와이로 가서 한국전쟁 영웅들의 유해를 봉환하고, 독립유공자들의 훈장을 현지에서 추서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독립유공자에 대한 훈장을 해외 현지에서 추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오늘의 대한민국과 내일의 미래세대를 향한 큰 울림이 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번영했다고 해서 선진국이 된 것은 아닐 것이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읽고 또 되새기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했던 선조들을 잊지 않을 때 비로소 선진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도 더해질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도 이런 자긍심을 가질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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