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6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0.40% 올라 4주 연속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8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 중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9.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6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0.40% 올라 4주 연속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8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 중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9.11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지난 8월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서울에서 순수 전세 거래가 줄어들고 있으며 전세 신규계약 보증금과 갱신계약 보증금 간 차이가 벌어지는 전셋값 이중가격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 2567건이다. 이 가운데 월세를 조금이라도 낀 계약(월세+반전세)은 39.4%(4954건)다. 전달 7월(35.5%)보다 3.9%p 비중이 늘어났으며 올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세와 반전세 비중은 지난해 7월 말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크게 증가했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기 전 1년(2019년 8월~2020년 7월) 서울에서는 월세·반전세 거래 비중이 30%를 넘긴 것은 4월(32.7%)뿐이었다. 하지만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된 후에는 지난해 8월~올해 8월까지 매달 이 비중이 30%를 넘었다.

같은 달 서울 강남권에서는 강남구 월세·반전세 비중이 전월보다 6%포인트 증가한 45.1%를 기록했고 송파구는 33.8%에서 46.2%로 높아졌다. 마포구는 임대차 거래의 절반 이상(40%→52.2%)이 월세·반전세 거래로 나타났다. 구로구(31.6%→46.5%), 은평구(33.8%→45.1%) 등 외곽 지역과 도심 지역인 중구(48.4%→47.2%)도 월세·반전세 비중이 40%를 상회했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 이중가격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같은 단지 내에서 전셋값이 두 배까지 벌어지는 단지도 등장했다. 국토교통부에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SK북한산시티 아파트 84㎡형은 지난달 19일 5억 5000만원(19층)에 전세 계약됐다. 그런데 하루 전날인 18일에는 3억 3600만원(18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3억원대 전세 거래는 계약갱신청구원이 행사된 계약으로 같은 아파트의 동일 평형 전세 보증금이 2억원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작년 6월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이 3억 2000만원~4억 2000만원에 형성됐던 점을 감안하면 전세가격 이중현상이 심해진 것이다. 강남 고가 아파트의 경우 이중가격 차이가 더 크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24일 전세보증금 10억 5000만원(10층)에 계약됐다. 지난 8일에는 같은 면적 11층 매물이 5억 1450만원에 전세 계약이 성사됐다.

계약갱신청구권제는 2년 임대 기간에 한 차례 더 계약을 연장해 4년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정부는 작년 7월 임대차법을 시행하면서 임대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는 부동산 상승기로 진입하면서 신규계약과 갱신계약 간 차이가 벌어지는 이중가격 현상이 심해졌다. 종부세 부담 강화 등의 원인과 맞물려 ‘전세의 월세화’도 빨라지면서 시장에 전세 매물은 사라지고 가격은 치솟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국민은행 월간 통계에 따르면 2019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2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7.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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