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주요 이슈들 화두
‘대장동 의혹’ 민심 분수령
尹·洪, 의혹 둘러싼 ‘설전’
달아오른 여야 경선 레이스
與경선, ‘호남 민심’ 총력전
예능나들이 尹, 숨 고르는 洪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여야 정치권이 추석 밥상머리 민심을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추석 민심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선거 판도가 바뀌기도 하는데 현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이 정치권 주요 이슈로 자리 잡았다. 한창 진행 중인 여야의 대선 경선 레이스도 밥상머리에 오를 화두로 점쳐진다.
◆1153배 수익?… 계속되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우선 밥상머리에 등장할 정치권 논쟁거리는 단연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다. 이 의혹은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컨소시엄으로 선정된 ‘성남의 뜰’과 여기에 참여한 ‘화천대유 자산관리(화천대유)’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알려졌다. 화천대유는 3년간 577억원의 과다 배당을 받았고, 1153배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화천대유 소유자와 관계자들이 이 지사와 특수 관계라며 특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일개 개인(화천대유)이 1% 지분인 5000만원을 가지고 무려 577억원을 배당받았다는 건데 이거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리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이 지사를 비롯한 관계자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이 거부하고 있다”며 “이 지사는 정말 떳떳하다면 국감장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그 사건(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은 누가 봐도 이재명 게이트”라며 “이런 뻔뻔함이 오늘의 이재명을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대정부질문에서 화천대유가 해당 사업에서 1153배 수익을 올린 것에 대해 “조금 상식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역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추석 연휴 직후 호남지역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이번 의혹이 여권 경선 레이스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당사자인 이 지사는 정면 반박에 나섰다. 이 지사는 지난 18일 광주 남구의 한 미혼모 시설을 방문한 뒤 기자들에게 “대장동 사업은 토건비리 부정부패로 상당한 이익을 취했던 ‘새누리당 게이트’의 연장선”이라며 성남 대장동 화천대유 비리 의혹은 사실상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가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지만 추석 연휴는 물론이고 그 뒤에도 당분간 의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혹의 핵심 쟁점은 이 사업에 민간투자자로 참여한 ‘화천대유’가 수익을 얻는 과정에서 ▲특혜나 비리가 없었는지 ▲화천대유의 실소유주가 이 지사와 특수관계자인지 ▲5000만원을 출자해 577억원의 배당금을 남긴 사업구조가 적정했는지 등이다.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野 ‘집안싸움’으로 번져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터지기 전만 하더라도 정치권 이슈는 단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고발 사주 의혹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정치권 개입 논란으로 이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토론회에서 이를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등 야권의 집안싸움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1차 컷오프를 통과한 대선주자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가나다순) 후보 등은 지난 16일 TV토론을 진행했다. 여기서 화두는 단연 ‘고발 사주’ 의혹이었다. 특히 여권에서 양강 구도를 보이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설전이 이어졌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지목해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했다. 그는 “고발사주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할 때 성명불상자와 관련해 특정 캠프 소속이라고 했다”며 “특정 캠프가 어디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그런 적이 없다’고 답변했으나 홍 의원은 “대변인이 밝혔다”고 몰아세웠다.
특히 홍 의원은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하면서 구속시킨 공로로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했다. 서울지검장 시절에는 보수진영 궤멸에 앞장섰다”며 “국민의힘 입당할 때 대국민사과를 해야 하는 게 맞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한 것이다.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다”고 맞받아쳤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갈등은 지난 8월 11일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씨와 박 원장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자리에 홍 의원 캠프 관계자가 같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이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6일 “제가 유도 심판 놀이를 지금 한다면 둘 다 경고 한 장씩”이라고 중재했지만, 앙금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석 민심’을 가져가기 위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신경전은 계속 되고 있다. 야권의 빅2로 두 대권주자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는 만큼 이번 추석 밥상 민심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현재 국민의힘 2차 컷오프까지 총 5번의 토론이 남아 있다. 남은 토론회에서도 의혹과 관련해 네거티브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기에 당분간 고발 사주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해당 사안이 대선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대한 이슈라고 보고 야당과 검찰의 유착 의혹을 최대한 강조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후보의 밑도 끝도 없는 물타기가 막장으로 치달았다”며 “어제는 대검이 한겨레에 고발장을 제공했다며 아무 말이나 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관련 없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끌어들이는 것도 모자라 대검 감찰부, 언론까지 정치공작 공모관계라고 규정하고 나섰다”며 “사면초가에 몰려 대선후보의 자세와 품격은 벗어던지고 자신의 밑천을 제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불붙은 與野 대선 경선 레이스 “밥상머리 민심 잡아라”
대선을 6개월여 앞둔 시점인 추석에 가족이 밥상에 같이 앉으면 꼭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누가 대통령이 될까’이다. 특히 여권과 야권 모두 라이벌 구도를 보이고 있어 이번 추석 여야 대선 주자들이 민심 사로잡기 총력전도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의 경우 후보들은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오는 25~26일 열리는 호남 지역 경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부터 호남에 머무르고 있는 이 지사는 계속 텃밭 민심을 두드리며 ‘대세론’을 지키려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18일엔 광주·나주를 방문해 호남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제주도를 방문한 이 전 대표는 19~20일 광주에 이어 21~22일 전북을 방문해 유권자와 만난다. 이 전 대표는 호남 지지세를 바탕으로 호남에서 격차를 줄여 결선투표로 끌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의원직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진 이 전 대표는 호남 유권자에게 진정성을 보이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도 호남을 방문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제 막 1차 컷오프와 토론회를 끝낸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각자 스타일로 추석 민심을 얻기 위한 전략에 돌입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TV 예능에 출연해 전국적인 호감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19일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그는 그간의 모습과는 다른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석열이형’ ‘윤주부’라는 별명을 얻으며 털털한 모습을 어필했다.
연휴 첫날인 18일 파주 임진각을 찾아 실향민의 고충을 들은 홍 의원은 한 번 숨을 고르고 있다. 대선출마 선언 이전에 대구를 들리고 출마선언 이후 전국을 다닌 홍 의원은 따로 일정을 잡진 않았다. 하지만 20일에 자신의 유튜브 ‘홍카콜라’에서 라이브 팬미팅을 진행해 최근 강세인 2030 세대와 소통하며 ‘무야홍(무조건 야권은 홍준표)’ 바람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나머지 대선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최재형 전 감사원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도 2차 컷오프를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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