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퇴진 표명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달아오른 일본 주식시장이 3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일본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해 222.73포인트(0.73%) 오른 30,670.10으로 거래가 끝났다.

올 들어 최고치이던 2월 16일 종가(30,467.75)를 훌쩍 뛰어넘어 고점을 갈아치웠다.

이는 일본 경제 버블기인 1990년 8월 1일 이후 약 31년 1개월 만의 최고치이기도 하다.

도쿄 증시 1부에 상장된 전 종목의 주가를 반영하는 토픽스(TOPIX) 지수도 이날 21.16포인트(1.01%) 뛰면서 31년 만의 최고 수준인 2,118.87로 마감됐다.

1부 시장 상장기업 전체 시총은 약 778조엔(약 8천280조원)으로 불어나 3거래일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일본 증시는 스가 총리가 연임 의사를 접고 오는 29일의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매수세가 한층 강해지고 있다.

지난 3일 스가 총리의 퇴진 표명 이후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 7거래일 올랐다.

닛케이225는 이날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32년 전의 버블 시기에 찍었던 사상 최고치로 점점 다가서고 있다.

닛케이225는 버블기인 1989년 12월 29일 종가 기준 38,915.87(장중 38,957.4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장기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고치에 올라선 지 약 20년 만인 2009년 3월 10일 버블이 꺼지기 시작한 이후로 최저치인 7,054.98까지 밀려났다가 2012년 12월 출범한 제2차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을 앞세워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서 재정지출과 성장전략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아베노믹스는 닛케이225를 2018년 10월 2일 종가 기준으로 27년 만의 최고치인 24,270선까지 끌어올렸다.

작년 들어 23,000∼24,000선에서 움직이던 닛케이225는 2월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월 19일 연중 최저점인 16,552.83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양적 완화 추세 속에서 일본은행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장 부양에 나선 영향으로 다시 상승세를 탄 닛케이225는 올 2월 30,000선을 돌파했고, 그 후로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27,000~29,000선에서 움직였다.

이런 상황에서 스가 총리가 퇴진 의사를 천명한 지난달 3일을 전후해 확연한 상승 추세로 자리 잡은 뒤 지난 8일 약 6개월 만에 30,0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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