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미군 무인기(드론) 공격 현장. 미군은 8월 29일 IS-K를 겨냥한 드론 공격에서 7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10명이 숨졌으며, 이들 모두 IS-K와는 무관하다고 인정했다. (출처: 뉴시스)
1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미군 무인기(드론) 공격 현장. 미군은 8월 29일 IS-K를 겨냥한 드론 공격에서 7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10명이 숨졌으며, 이들 모두 IS-K와는 무관하다고 인정했다. (출처: 뉴시스)

“이번 오폭, 美 아프간 20년 전쟁의 요약본”

[천지일보=이솜 기자]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미군이 오폭으로 민간인을 살해한 가운데 미 정보당국이 공습 당시 현장에 민간인이 있을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18일(현지시간) CNN방송이 이 상황에 정통한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군은 민간인이 살해될 가능성을 인지했으면서도 공습을 감행했다는 것으로,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통은 지난달 29일 미군이 드론을 이용해 아프간 카불에서 이슬람국가-호라산(IS-K)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흰색 도요타에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하기 몇 초전 CIA(미 중앙정보국)가 어린이 등 민간인이 타격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을 알렸다. CIA는 당시 차량 안에 아이들을 포함한 민간인들이 이 지역에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미사일은 차를 타격했고, 7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10명의 민간인은 숨졌다.

그 후 2주가 넘도록 군 당국은 일부 민간인들이 살해됐을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확인된 테러리스트 표적에 대한 정당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7일 몇 주간의 언론 보도가 공격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당시 현장의 유가족 인터뷰 등의 증거를 제시하자 군 당국은 차량에 타고 있던 누구도 IS-K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케네스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이번 공격은 비극적인 실수였다”며 사과하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배상금을 지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지도부가 CIA에 공격 감행 결정을 알렸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CNN은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정보당국과 국방부가 실시간으로 공유하지만 최종 결정은 지상군 사령관이 내린다고 전했다.

CIA와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모두 CNN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대테러, 정보기관 및 군 관계자들은 만장일치로 미군이 주둔하지 않는 한 정확한 목표를 식별하고 IS-K나 알카에다에 대한 성공적인 공격 개시는 어려워졌다는 데 만장일치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전현직 관리들은 임무를 이번처럼 군과 정보당국 두 기관으로 나누게 되면 카불에서 심각한 비극이 훨씬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다고 CNN에 경고했다.

의원들이 구체적인 공격에 앞서 어떤 실수가 있었는지 밝혀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전현직 관리들은 민간인 희생이 아프간 주재 미국 임무의 일관된 현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미국 관리는 이번 오폭을 언급하며 “이것은 미군의 아프간 20년 전쟁을 잘 요약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전직 정보 당국자들은 CIA의 드론 공격이 군보다 훨씬 적은 수의 민간인들을 죽게 한다고 주장하지만 드론 공격 사상자를 추적하는 외부 단체들은 미군이 일상적으로 사망자를 과소평가 하고 있어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고 반박한다.

다른 소식통은 CNN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간 대테러 임무를 앞으로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기계적인 문제와 아직도 씨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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