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787-9. (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787-9. (제공: 대한항공)

국토부, 운임 모니터링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

시민단체, 몽골 노선 사례 들며 인상 우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인수가 이뤄지면 독점으로 항공권 가격 변동이 잇따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국토교통부가 항공권 가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와 소비자들 사이에선 독과점 노선에서 운임이 인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국제선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빅데이터 전문기업 ‘엠큐닉’과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국제선 통합관리 시스템은 항공사별 노선 운항 및 휴지, 폐지 상황 등을 분류하고 운임 상황을 정기적으로 취합해 보여준다. 또 지나친 운임 변동은 별도로 표시하고,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시스템을 활용해 대형항공사 합병 후 독과점으로 인한 운임 인상을 예방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과거 대한항공이 독점 노선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에서 항공권을 비싸게 판매했던 사례를 들어 운임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몽골 노선은 대한항공이 약 25년간 독점 운항했다. 지난 2005년 아시아나항공이 몽골 노선을 취항하려고 했지만, 대한항공의 견제로 2019년에야 취항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이 신규 경쟁사의 진입을 막으려 몽골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시정명령을 부과한 바 있다.

또 해운과 철도와 달리 항공업의 경우 부당한 운임 인상에 대한 제도적 제어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항공사업법에는 ‘적정한 경비 및 이윤을 포함한 범위를 초과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추상적인 표현만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과거 인천-몽골 노선을 미주 노선과 비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국토부가 새 시스템을 구축하는 만큼 운임 인상이 당분간은 없겠지만, 법적 장치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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